문 대통령은 이날 중국 청두 상그릴라호텔에서 가진 아베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 "일본이 취한 조치가 지난 7월 1일 이전 수준으로 조속히 회복되어야 한다. 아베 총리의 관심과 결단을 당부 했다"고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이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이에 아베 총리는 "수출관리 정책 대화가 유익하게 진행됐다고 들었다"며 "수출 당국 간 대화를 통해 문제 풀어나가자"고 답했다.

문 대통령 역시 "실무협의가 원활하고 속도감 있게 진행되도록 아베 총리와 함께 독려하자"며 "이번 만남이 양국 국민에게 대화를 통해 문제가 해결될 수 있도록 희망을 주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분위기를 이어갔다.

수출규제 문제를 촉발한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판결에 대해선 양 정상간 입장 차가 여전하다는 점을 재확인했지만, 대화를 통한 문제해결의 필요성에 공감대를 이룬 것은 그나마 성과로 꼽힌다. 무엇보다 양 정상은 이 문제를 조속히 해결해 정상 간 만남이 자주 이뤄져야 한다는 데 뜻을 모았다고 고 대변인이 전했다.

한일 정상은 또 한반도 문제에 대해 상황을 공유키로 하고, 한일·한미일 공조에도 뜻을 같이했다. 아울러 정상들은 내년에 열리는 도쿄올림픽을 통한 스포츠·인적 교류의 중요성에 공감하며 많은 국민이 서로에 대한 마음을 열도록 경주해나가자는 데도 공감했다.

이번 한일 정상회담은 문 대통령 취임 이후 6번째이며, 지난해 9월 미국 뉴욕에서 유엔 총회를 계기로 성사된 것에 이어 15개월 만의 정상회담이다.

두 정상은 정상회담에 앞선 모두발언에서 관계 개선 필요성에 공감하면서도 관심을 보인 분야가 다소 엇갈리는 분위기도 연출됐다.

문 대통령은 "양국간 현안을 해결하려면 직접 만나서 솔직한 대화를 나누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이날 회담의 의미를 강조했으며, 아베 총리는 "양국은 서로에게 중요한 이웃이다. 중요한 일관 관계를 개선하고 싶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문 대통령은 "현재 양국 외교 당국과 수출관리 당국 간 현안해결을 위한 협의가 진행 중에 있다. 양국이 머리를 맞대 지혜로운 해결 방안을 조속히 도출하기를 기대한다"며 일본의 수출규제 사태 해소에 방점을 찍었다. 반면 아베 총리는 "북한 문제를 비롯해서 안전보장에 관한 문제는 일본과 한국, 그리고 일본, 한국, 미국 간의 공조는 매우 중요하다"고 지소미아를 포함한 안보협력에 무게를 뒀다.

이날 회담은 당초 예정됐던 시간인 30분 보다 15분 길어져 45분간 진행됐다. 회담에는 한국 측에서 강경화 외교부 장관, 성윤모 산자부 장관,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김상조 정책실장, 남관표 주일대사 등이 배석했으며, 일본 측에선 모테기 외무상, 오카다 관방부장관, 기타무라 국가안보국장, 하세가와 총리보좌관, 이마이 총리보좌관 등이 참석했다.

이날 회담 모두발언은 일본의 민영 방송사를 통해 일본에 생중계 됐는데, 이 과정에서 문 대통령이 모두발언을 하는 도중 취재진을 퇴장시키면서 현장에서 혼선이 빚어지기도 했다.서울=송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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