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년比 최고점 10점↑ 전략 핵심요소

2020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채점결과 수학 나형은 인문계열 수험생들에게 특히 까다롭게 느껴졌다. 전년도에 비해서 다소 쉬운 편이었던 국어와 영어로 인해 올해 정시에서 수학 나형의 중요도는 더욱 커졌다. 즉 수학 나형이 정시 지원 전략을 세울 때 핵심요소가 될 수 있다는 뜻이다.

수능 영역별 최고점은 국어 140점, 수학 가형 134점, 수학 나형 149점으로 나타났다. 전년대비 국어는 10점 하락하고, 수학 가형은 1점 상승한 것에 비해 수학 나형은 무려 10점이나 상승했다. 표준점수는 해당 시험의 평균, 표준편차 등을 통해 산출되고, 시험이 까다로울수록 높게 형성된다는 특징이 있다. 전년대비 표준점수 10점 상승은 올해 수학 나형이 수험생들에게 어렵게 다가왔음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전년도의 경우 까다로웠던 국어 영역이 정시에서 인문·자연계열 모두에게 영향력이 컸다. 이런 역할을 올해에는 수학 나형이 맡게 될 것으로 보인다. 국어의 경우에는 표준점수 1점 사이사이에 수험생들이 촘촘히 분포해 있지만, 수학은 점수차이가 3-4점 단위로 이뤄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같은 수학 나형 1등급이라고 하더라도 원점수 100점 학생의 백분위는 100, 원점수 84점 학생은 96이고, 표준점수는 각 149점, 135점으로 차이가 더욱 벌어진다. 특히 수험생들의 선호도가 비교적 높은 서울 소재 중상위 이상의 대학은 표준점수를 활용하는 대학이 많다. 이 때문에 수학 나형으로 인한 차이는 매우 클 것으로 전망되며, 이는 당락을 좌우하는 요소가 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자연계열 모집단위를 희망하는 학생들은 수학 가형과 과학탐구를 선택하고, 인문계열 모집단위를 희망하는 학생들은 수학 나형과 사회탐구를 선택한다. 하지만 자연계열 수험생 가운데 이와 같은 선택을 하지 않고 수학 나형과 과학탐구를 선택하는 학생들이 상당 수 있다. 이런 학생들은 대부분 6월 모의고사 등으로 만족스러운 수학 성적을 얻지 못해서 수학 가형 대신 수학 나형으로 영역을 바꾼 학생들이다. 올해 학령인구 감소에 따라서 수능 선택의 모든 조합에서 응시생 감소가 있었지만, 수학 나형+과탐 응시생의 하락폭은 매우 크다. 따라서 이 학생들이 자연계열 모집단위로 전략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국민대, 숭실대, 성신여대 등 대학의 경쟁률은 전년도 대비 떨어질 것으로 보이며, 입시결과에도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우연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 평가팀장은 "인문계열이라고 하더라도 선호도 높은 대학의 경우 수학 반영 비율이 높은 편"이라며 "수학 나형 표준점수가 높다면 타 영역의 성적이 좋지 않더라도 합격 가능성을 발견할 수 있으니, 대학별 환산점수를 통해 자신의 합격 가능성을 타진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주재현 기자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주재현
저작권자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