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열여덟 어른'

연극 `열여덟 어른` 공연장면. 사진=극단 토끼가 사는 달 제공
연극 `열여덟 어른` 공연장면. 사진=극단 토끼가 사는 달 제공
성진과 윤호, 민철은 보육원 시절 형제처럼 지낸 사이다. 이들은 만 열여덟 살이 되면 자립정착금 300만 원을 받고 보육원을 퇴소해야 한다. 하지만, 성진은 퇴소 후 얼마 되지 않아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 성진의 의문의 죽음을 둘러싸고 윤호와 민철은 고심한다. 성진이 세상을 떠나고 10년 후, 민철과 윤호는 성진의 수목장으로 찾아가 묘연의 여인을 목격하게 되는데….결국 성진이 세상을 등지게 된 이유가 이름도 얼굴도 모르는 아버지의 빚 때문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 윤호와 민철은 그저 먼 하늘만 바라본다.

따뜻한 사랑과 정이 절실한 계절 12월. 작가와 출연진 전원이 20대인 젊은 연극인들의 공연이 대전에서 열린다.

연극 `열여덟 어른`이 19일부터 오는 22일까지 대흥동 소극장 커튼콜 무대에 오른다.

이 공연은 보육원 출신 박도령 작가가 실화를 바탕으로 써낸 희곡이다.

작가의 상처, 아픔, 설움이 고스란히 녹아있는 그의 작품은 만 열여덟 살이 되면 자립정착금 300만 원과 함께 퇴소해야 하는 그들의 두려운 현실을 적나라하게 비판하고 있다.

작가 박도령이 생각하는 가장 큰 문제는 적은 돈의 정착금이 아니라 그들의 서툰 홀로서기를 도와줄 그 무언가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극 중 성진은 홀로서기에 실패한다. 살아남기 위해 자격증도 따 놓았고 차곡차곡 돈도 모았다. 하지만, 그를 버린 친부의 빚을 떠맡을 줄은 몰랐다. 유산상속에 빚도 포함된다는 사실도 몰랐고 그것을 일정 기간 안에 포기해야 한다는 사실도 몰랐다. 이들은 겨우 열여덟 살이다.

아프고 또 아파 상처 난 살이 굳은살이 되더니 또다시 상처가 나 이제 아물어지지도 않는 만신창이가 되어 그저 먼 하늘만 바라보는 청춘이 우리 옆에 있음을 연출은 적나라한 대사법으로 각색해 공연한다.

공연에는 보육원 친구 성진의 의문의 죽음을 둘러싼 윤호와 민철의 이야기로 대전연극제 신인 연기상을 수상한 이영중과 전국청소년연극제 우수연기상을 수상한 정석희 배우가 출연하고 배우 강대현과 김예림이 특별출연한다.

극단 `토끼가 사는 달`은 대전지역에서 10년째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젊은 극단으로, `새끼`, `한 여름달밤에`, `오! 나의 송이`, `착한 사람`, `Because Of You` 등 다양한 창작 작품과 `청혼`,`오이디푸스왕 `,`미스 줄리` 고전 희곡을 각색해 연극 매니아층을 중심으로 관객들에게 주목을 끌고있다. 조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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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열여덟 어른` 공연장면. 사진=극단 토끼가 사는 달 제공
연극 `열여덟 어른` 공연장면. 사진=극단 토끼가 사는 달 제공

조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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