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연철 국회입법정책연구회 상임부회장
정연철 국회입법정책연구회 상임부회장
겨울 바람이 차갑게 불어오는 요즈음도 광화문 광장의 주말은 시위에 참여하는 사람들로 교통이 마미되고 있다. 지난 여름부터 시작된 시위는 연말을 맞이하는 이 순간에도 멈출 기미가 없는 듯하다. 2019년은 어쩌면 우리가 앞으로 두고두고 기억에서 지울 수 없는 다사다난했던 한 해로 나을 것 같다. 얼마 남지 않은 2019년을 앞두고 지난 1년을 돌아본다.

먼저 남북미 관계를 보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월말 베트남 하노이에서 2차 정상회담을 가졌으나, 영변 핵시설 폐기만으로 대북제재를 해제할 수 없다며 회담은 `노딜`로 끝났다. 이후 북미 정상은 6월 판문점에서 다시 만났으나, 해결의 실마리를 잡지 못했다. 북한과 미국은 `새로운 셈법`과 `선(先)비핵화`를 주장하며 10월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실무협상을 가졌지만, 이 역시 결렬되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북한은 김정은 위원장이 설정한 비핵화 협상의 연말 시한을 놓고 담화를 통한 `폭언` 및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 재가동 등의 행동으로 대미 압박 수위를 지속적으로 높여가고 있다. 북한 비핵화 문제가 해결점을 찾지 못하는 가운데 남북관계는 심각한 국면으로 빠져가고 있다. 북한은 올해 20회 이상의 미사일 시험발사를 하였고, 금강산 지역의 남측 시설물 철거를 일방적으로 요구하였다. 뿐만 아니라 인도적 차원의 쌀 지원을 거부하였고 김정은 위원장의 답방도 거부하여 남북관계는 최악의 상황에 놓여 있다.

다음으로 정치상황을 보자.

국회는 지난 4월 25일부터 다음난 새벽까지 선거제와 검찰개혁법의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을 놓고 거친 육탄전을 치른 후 오늘 현재까지도 해결하지 못한 채 `동물국회`라는 비난 속에 파국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 관련 파문과 맞물려 우리의 정국을 매우 혼란스럽게 하고 있다. 조국 전 장관은 청와대 민정수석에서 물러난 지 14일 만인 8월 9일 법무장관 후보자로 지명되었다. 검찰개혁 완수라는 명분을 내세우며 9월 9일 법무장관에 임명되었지만 부인·자녀·동생·5촌 조카 등 가족 관련 무수한 의혹으로 검찰 수사가 본격화되었고, 법무부 국정감사를 하루 앞둔 10월 14일 사퇴했다.

조 전 장관에 대한 법무장관 지명 이후 정국은 `조국` 소용돌이에 휩싸였다. 조 전 장관 부인의 사모펀드 관련 의혹부터 딸의 논문·장학금·표창장 의혹, 일가가 운영하는 웅동학원 관련 의혹까지 불거진 각종 논란으로 우리 사회 전반에 커다란 파장을 일으켰다.

불공정 문제로 대학가에서 촛불을 들었고, 광화문 광장에서는 조 전 장관의 사퇴를 요구하는 엄청난 인파가 매주 몰렸으며, 서초동에서는 조 전 장관 일가 수사를 규탄하고 검찰 개혁을 촉구하는 촛불 집회가 열렸다. 이렇게 시작된 대규모 집회는 현재까지도 진행중이며, 조 전 장관 가족에 대한 의혹 수사 역시 현재까지 계속되고 있다. 최근 검찰은 청와대의 울산시장 하명수사 의혹과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 감찰 무마 의혹에 대한 수사를 진행중이며, 이들 사건이 발생했던 당시의 민정수석이었던 조국 전 장관도 수사 대상이다

그리고 경제 상황도 살펴 보자.

남북미 관계와 정국의 소용돌이 속에 우리의 경제는 어떠했나. 정부는 내일 내년도 경제정책 방향을 발표하는데, 경제성장률을 어떻게 제시할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왜냐하면 올해 우리의 경제성장률이 사상 최저인 1.9%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이다. 지난 11월 말 한국경제연구원은 올해 우리의 경제성장률을 1,9%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이런 발표에 이어 영국의 파이넨셜타임스는 12월초 한국 경제가 50년 만에 최악의 상황에 처했다고 보도했다. 파이넨셜타임스는 한국 경제가 미·중 무역분쟁에 따른 수출 부진과 반도체 불황 등이 겹치면서 `수출 한국`이 직격탄을 맞은 결과 올해와 내년 연속 3%대 성장이 예상된다고 하면서 이는 관련 통계를 편제하기 시작한 이후 처음 있는 일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한국은행의 전망에 의하면 금년도 우리나라의 올해 통관기준 상품수출액은 작년보다 10.2% 줄어들 것이라고 한다. 이 같은 경제성장률 저하와 함께 금융권에서는 올해 1인당 국민소득도 3만 2천 달러 안팎으로 작년의 3만 3천 400달러 보다 감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외에도 2019년 우리는 일본과 화이트리스트(백색국가)에서의 한국 제외와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지소미아) 갈등, 사법부 71년 역사상 초유의 양승태 전 대법원장 구속, 4월 강원도 고성과 속초에서 발생한 대형산불, 5월에는 헝가리 다뉴브강에서 우리 국민 33명이 탄 유람선 사고로 26명이 목숨을 잃은 사고, 10월 31일 7명이 희생된 독도 인근에서 발생한 소방헬기 사고 등 수많은 사건 사고를 겪었다.

이렇게 되돌아 본 2019년!

너무도 많은 사건사고로 마음이 아리다.

내년 2020년에는 정치적 안정 속에 경제가 살아나면서, 국민들의 마음이 편안한 한 해가 되기를 빌어본다.

정연철 국회입법정책연구회 상임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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