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재현 기자
주재현 기자
`국내 유일 연구용 원자로`, `아태지역 최초 국제 연구용 원자로 센터`

모두 한국원자력연구원이 가동·관리하는 원자로 `하나로` 앞에 붙는 꾸밈말이다.

출력 3㎿급의 다목적 연구용 원자로인 하나로는 처음 가동되기 시작한 1995년부터 의료·산업용 방사성 동위원소 생산에 주로 활용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미세먼지 등 국민건강, 환경문제나 소재산업과 관련된 연구분야에서도 활발하게 하나로를 이용해 연구를 진행중이다.

하나로는 얼마 전 아시아·태평양 지역 최초로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지정하는 국제 연구용 원자로 센터 (ICERR) 지위도 얻었다. 국제 사회로부터 교육·훈련·연구개발 서비스 제공 능력을 갖췄다고 공식 인정받은 것이다.

하지만 최근 이같이 빛내주는 말들이 무색하게도 하나로가 말썽을 부리고 있다. 하나로는 지난 6일 새벽 정식 가동 전 종합성능시험 수행을 하던 도중 냉중성자 계통 오류로 인해 자동 정지됐다. 이에 앞서서도 설비 이상·노후화 등을 이유로 지난 5년간 5번이나 작동을 멈췄으며, 제기능을 못했던 가동 기간을 합치면 4년을 훌쩍 넘는다.

원자력연은 `안전에는 이상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그동안 점검·관리부실과 설비 노후화 등으로 하나로의 고장과 정지가 되풀이됐던 터라 지역민들의 불안은 잦아들지 않고 있다.

지난 10일 지역의 한 반핵단체도 `하나로 원자로 즉각 폐로`를 촉구하고 나섰다. 하나로가 설계 수명을 넘어선 데다, 관리도 엉망으로 이뤄지고 있어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안전이 보장돼 있지 않다면 `국내 유일`, `아태지역 최초` 등 수식어가 갖는 의미는 그만큼 빛을 발하기 어렵다. 체르노빌·후쿠시마 원전 사고 등 원자력의 무서움을 간접적으로 경험한 지역민들에게 `안전하지 않은` 하나로는 그저 두려움의 대상이기 때문이다.

하나로가 국내 첨단연구 분야에 기여하는 부분을 인정받고, 그 중요성을 널리 알리기 위해서는 `안전`에 대한 확보가 우선이다. 지금이라도 `안전한` 하나로를 만들기 위한 노력이 우선시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주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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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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