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명 충남대 소비자학과 교수
이진명 충남대 소비자학과 교수
모든 인간은 행복하기를 원하고 행복에 이르는 방법을 찾는다. 물질주의적 소비주의가 팽배함에 따라 소비에 있어서 행복이 인간의 삶의 행복에 미치는 영향력이 점차 커지고 있다. 그렇다면 소비의 증가는 인간을 진정으로 행복하게 할까.

언뜻 생각하면 당연한 결과일 것 같으나, 소비가 행복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는 연구 결과들이 제시되고 있다. 2003년 아가일, 2014년 레버갓의 연구에서는 삶의 기본적인 조건을 충족하는 것 이상의 소비는 행복 증가에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고, 던과 그의 동료들은 2008년 소비의 총량은 행복과 무관하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연구들은 어떻게 소비하는 것이 행복을 높이는지에 대한 복합적인 성찰을 요구한다.

소비자행복 연구에게 공통적으로 제시되는 행복법칙 3가지를 꼽아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선택의 자율성이 높을수록 소비자는 행복해진다. 유행에 추종하거나 타인을 지향하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가 소비행위의 주체가 되는 것이다. 소비자가 중심이 되어 자신에 대한 보상, 응원, 투자 등을 수행함으로써 행복을 개척할 수 있고, 이때 소비는 목적이 아닌 보다 상위의 삶의 목표 달성을 위한 수단이 된다.

둘째, 소비행위에 가치를 부여할 때 소비자는 행복해진다. 친환경소비, 나눔소비 등 기능적인 효용을 넘어 긍정적인 가치가 부여될 때 소비행위는 삶의 의미를 구성한다. 최근 대리 사과서비스, 대리 줄서기서비스 등의 상품이 등장하고 있는데, 이러한 소비물은 도덕, 공정 등 중요한 가치를 훼손시킨다는 된다는 점에서 소비자를 진정한 행복에 이르기 어렵게 만든다.

셋째, 소비를 통해 관계가 구축될 때 소비자는 행복해진다. 가족, 친구 등 친밀한 사람들에게 선물을 하거나 이들과 함께 시간을 보낼 때, 소비를 통해 타인과의 갈등을 해결할 때, 나아가 소비를 매개로 사회 공동체와의 연대 의식이 강화될 때 소비자는 확장된 자아를 기반으로 돈으로 사기 어려운 행복감을 느낀다.

이처럼 행복한 소비자가 되기 위해서는 소비의 양보다 소비의 방식이 중요하다. 현대사회의 다양한 미디어는 소비욕구를 자극하며 결핍과 불만족을 부추기나, 행복에 이르기 위해서는 소비자가 소비행위의 중심에 있어야 한다는 점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이진명 충남대 소비자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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