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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밭춘추] 나캇타코토니

2019-12-13기사 편집 2019-12-13 07: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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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부사진1박영선 성악가


여자들은 다 아는 일본어 "나캇타 코토니"

한때 유행하던 다이어트 약이다. 한국어 뜻은 "없었던 일로"다.맘대로 먹어도 그 모든 일을 없었던 일로 해준다는 뜻이다.

이것을 소개하는 게 아니다. 우리의 삶에 그런 문장이, 그런 일이 있을 수 없다는 결론부터 말하고싶어서다.

먹는 것도 좋아하고 사람도 좋아하는 본인으로서는 해마다 단기간 다이어트를 얼마나 많이 해왔는지 안 해본 다이어트가 없을 정도지만 몸무게는 다이어트 후 1-2kg는 더 늘어났다.

노력 없이 애씀을 대신해줄 그 어떤 것도 없었고 요요현상은 또 다른 나의 감당의무게였다.

그 환상적인 뜻에 100% 합치되는 일은 에너지보존의 법칙에 어긋난다는 말이다.

살면서 지우고싶은 일들, 없애고싶은 뱉은 말들이 수도 없이 많을 것이다.

없었던 일로, 못 들은 걸로, 안 들은 걸로, 안 본 걸로, 안 간걸로…

하고 싶은 거 다하고, 먹고 싶은 거 다 먹고, 가고 싶은 거 다 가놓고 흔적은 원치않는 일들은 책임이란 고지서로 그 무게만큼, 그 부피만큼 감당해야 하는 구조가 인생이다.

어느 연극배우가 인터뷰에서 한말이 생각난다.

20대는 열정이 앞서 오버투성이었고

30대는 혼자 잘난 줄 알고 내세계에서 빠져있었고

40대는 뭘 좀 알만 하니 주저하느라 망설임 투성이었고

50대는 후학들에게 나를 나누다 보니 시간이 부족했고

60대는 이제야 깨달음이 많아 무대서 다 표현하고 싶은데 이젠 힘이 없어서 못하겠더라는...

이어서 이때로 다시 돌아가고 싶은 때가 있냐는 질문에는

"그래도 나름 열심히 혼신을 다해 연극한편을 다 공연했는데 지금까지 리허설이었으니 다시 한번 더 하라구요?

아뇨아뇨 못해요~ 이미 제열정과 집중은 다했기에 후회스럽지 않습니다. 부족하면 부족한대로 그 또한 나의 퍼즐조각이고 나의 모습이었을 테니까요.."

오늘 하루하루를 자족하며 자연스럽게 살아나가다 보면 "없었던 일로"보단"기억되는 일로"의 주인공으로 살고 싶어질 것 같다.

박영선 성악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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