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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백] 나들가게

2019-12-13기사 편집 2019-12-13 07: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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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천안시 원성동 BYC빌딩 뒤쪽 인근에 소재한 덕풍종합마트는 장애인 부부의 삶이 고스란히 배어 있다. 덕풍종합마트의 김희자(62) 대표가 남편과 함께 가게를 시작한 지는 25년이 넘었다. 노점에서 출발해 어엿한 점포를 일궜다. 그새 어린 아이였던 자녀는 장성해 결혼도 했다. 김 대표는 동네주민인 손님들에게 신선한 과일을 조금이라도 값싼 가격에 판매하기 위해 요즘도 새벽마다 직접 도매시장에 나간다.

천안시 성정동 제이앤하우스웨딩홀 뒤편 주택가에 위치한 경하유통(대표 윤석진)은 전문체인의 여느 편의점과 비교해도 뒤쳐지지 않을 만큼, 아니 오히려 더 깔끔하고 청결하다.

천안시 성정동 가구거리 건너편 성정천 인근의 토마토성정점(대표 이창수)는 동네의 터줏대감이다. 한때 성업했던 주변 목욕탕과 식당은 업종이 바뀐 지 오래지만 토마토성정점은 16년째 뿌리내리고 있다. 이웃 소식이 궁금할 때면 동네사람들은 토마토성정점을 찾아 묻곤 한다.

천안시 광덕면 신흥리 광덕우체국 맞은편의 광덕공판장(대표 최민정)에는 별도로 마련된 주민 쉼터가 있다. 그곳에서 커피도 마실 수 있다. 여름이면 새벽 들일을 나가기 전 광덕공판장에 들러 커피 한 잔 마시는 걸로 일과를 시작하는 주민들도 있다. 광덕이 제2의 고향이 된 최민정(62) 대표가 공판장을 운영한 지 20여 년. 올해 호두축제가 열리리 못해 판로에 어려움 겪는 농가들을 돕기 위해 최 대표는 수수료도 받지 않고 농가에서 재배한 호두를 위탁 판매하고 있다.

4188세대의 천안 최대 규모 아파트 단지인 천안시 신방동 초원그린타운에는 행운슈퍼(대표 정운양)가 있다. 지난 1990년대 말 초원그린타운 입주 때부터 문 열어 대형마트, 기업형슈퍼마켓과 경쟁에서도 20여 년째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이들 다섯 가게는 모두 천안의 '나들가게'다. 나들가게는 "정이 있어 내집 같이 드나들고 나들이하는 마음으로 가는 가게"이다. 지난해 말 기준 전국의 나들가게는 1만 1560개. 천안 등 충남에도 480개가 산재한다.

소비 트랜드가 온라인과 모바일로 바뀌어가고 있지만 이따금 우리 곁의 나들가게도 이용해 보자. 그곳에 사람이 산다. 윤평호 천안아산취재본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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