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부동산 가격 고공행진 지속, 주택수요자들 주택 매수-매도 두고 고심 커져

[사진=대전일보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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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에 거주 중인 직장인 이모(38)씨는 내년 6월 전세기간 만기를 앞두고 최근 고민이 많아졌다. 세종은 전세·매매가격이 오르고 있고, 직장이 대전인 터라 이사를 결정한 상태였다. 그러나 최근 1년 새 대전 집값이 급격히 오르면서 주택구입에 갈팡질팡하고 있다. 대전은 부동산 규제를 받지 않아 대출부담이 상대적으로 적지만, `덜컥` 구매를 했다가 손해를 볼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다.

대전 유성구에 살고 있는 장모(42)씨는 이사를 가려다 발만 동동 구르고 있는 상황이다. 자녀교육을 위해 올초 이사를 결정했지만, 장씨가 거주 중인 공동주택 거래가격이 근래 급격히 오르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이왕이면 거래가격이 고점에 도달했을 때 매도하는 게 나을 것 같아 관망하고 있는 상태다.

대전 집값이 고공행진하면서 주택수요자들의 고민도 덩달아 늘고 있다. 주택 구입에 대한 가격 부담은 물론, 1년 넘게 지속되고 있는 상승세가 언제까지 계속될지 알 수가 없기 때문이다.

지역 부동산업계는 지난해 외지인들의 문의가 주를 이뤘던 것과 달리 최근 들어선 대전시민들의 문의 비중이 늘고 있다면서, 추격 매수는 위험부담이 크다고 조언하고 있다.

11일 한국감정원, 지역부동산업계에 따르면 대전 공동주택 매매지수는 최근 1년 새 꾸준히 오르고 있다. 지난해 11월 102.0에서 지난달 109.3으로 7.3포인트가 올라 2003년 11월 통계 조사 이래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2017년 11월과 지난해 11월 매매지수 간 상승폭이 2.0포인트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3배 이상이 오른 셈이다. 최근 1년 새 전국 평균 매매가격지수는 100.4에서 98.2로 되려 2.2포인트 하락했다.

대전의 공동주택 매매가격 상승현상이 1년 넘게 지속되다 보니 관망세였던 주택수요자들도 매수세로 돌아서고 있다. 1년 전만 해도 외지인들의 거래 문의가 주를 이뤘지만, 최근 3개월 새 대전시민들의 문의가 크게 늘었다는 게 부동산업계의 설명이다. 부동산 투자로 단기간 내 수익을 거둘 수 있다는 말에 혹해 무리한 투자를 감행하고 있다는 것이다.

대전 둔산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공동주택 매매가가 6억 원대였던 때는 문의가 없다가 7억-7억 5000만 원 선으로 오르니 대전사람들의 문의가 많이 오고 있다. 외지인들은 매도세로 돌아선 상황"이라며 "지금 주택을 구매하는 이들은 대부분 대전사람으로 그중에서도 무주택자보다 유주택자들의 거래나 문의가 다수를 차지한다"고 귀띔했다.

부동산전문가들은 현재 대전 부동산 가격이 비정상적인 구조로 상승했다며 지적하면서 투자시 신중한 판단이 필요하다고 조언하고 있다. 수요-공급의 논리를 벗어나 외지 투기세력에 의해 형성된 시장가격인 만큼, 이들이 시장에서 이탈하게 된다면 가격을 상승시킬 요인도 없어지기 때문이다. 또 대전은 주택보급률이 102%인데다, 재건축·재개발사업 물량이 예고돼 있고 인구 또한 줄어들고 있어 수요 대비 공급물량이 충분해질 것이라는 전망에서다. 매매가격 상승폭이 가파르다 보니 전세가율도 낮아져 갭투자마저도 어려워진 상황이다.

서용원 한국공인중개사협회 대전시지부장은 "대전 부동산 시장에 광풍이 불면서 추격매수에 나서는 이들이 최근 들어 점차 늘어나고 있다. 대전 부동산 가격은 실수요자를 중심으로 오른 가격이 아니고 단기간 내 가격이 급등했기 때문에 투자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며 "굳이 투자를 한다면 신규 공동주택 구매를 권장한다. 앞으로 대전 부동산 시장이 어떻게 변할지 모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김대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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