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한묵 대전시건축사회 부회장·건축사사무소 YEHA 대표 건축사
조한묵 대전시건축사회 부회장·건축사사무소 YEHA 대표 건축사
지난 달 27일부터 4일간 서울의 코엑스에서 대한건축사협회가 주관하는 `2019 대한민국건축사대회`가 성황리에 개최되었다. 27일 개막식에는 전국에서 4000여 명의 건축사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대전광역시 건축사회에서도 버스 4대에 건축사들을 가득 태우고 새벽같이 출발하였다.

이번 건축사대회 주제는 `건축사, 변화의 중심에 서다` 이었다. 이 자리에서 석정훈 대한건축사협회 회장의 개회사는 필자의 가슴을 뛰게 하기에 충분했다. 그 중 일부를 소개하면 석정훈 회장은 "올해는 3·1운동이 일어난 지 백 년이 되는 해이자 바우하우스 탄생 100주년이 되는 해이다. 100년 전, 바우하우스는 건축과 디자인이 작품으로만 머물러 있기를 거부하고 정신혁명을 통해 그 시대 `삶의 문제를 해결하는 예술`이 되기 위해 고군분투했다. 지금 우리 건축사에게 필요한 것은 3·1운동의 정신과 같이 우리 스스로에게 희망과 자신감을 제시하는 건축의 새로운 선언, 신건축선언이다. 바우하우스의 정신을 되새겨 우리 삶의 문제를 적극적으로 해결하는 건축으로 되돌아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개회사처럼 대한민국 건축설계업계에는 최근 큰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시대에 뒤쳐진 행정과 제도, 관련 전문가들의 낡은 권위의식, 국민들의 건축에 관한 잘못된 인식을 개선하고자 애쓰고 있다.

이 과정의 핵심에 있는 것이 대통령 소속 `국가건축정책위원회`이다. 지금은 제 5기에 접어들었고 5기 위원회는 `좋은 건축 행복한 삶, 좋은 도시 건강한 사회`라는 비전을 가지고 건축의 공공성 증진, 설계방식 개선, 설계관리시스템 구축이라는 3가지 정책목표로 승효상 건축사가 위원장을 맡아 이끌고 있다. 추진하고 있는 세부과제 중 몇 가지를 소개하면 도시공간에 열린 건축, 민간건축의 공공 기여제도, 주민중심 설계 확대, 공사과정에 설계자 참여 보장, 건축교육 및 건축사자격제도 개선 등이다.

그 중 현재 피부에 와닿게 추진되거나 추진 중인 것은 가격 입찰제 등 설계발주제도의 혁신과 총괄건축가·공공건축가 제도 확산, 건축허가제도 개선 등이다. 그야말로 건축사가 변화의 중심에 서서 대한민국 건축설계업계의 큰 물줄기를 바른 방향으로 이끌어 가고 있는 것이다.

이런 큰 흐름의 변화 속에서 우리 건축사 각자는 석정훈 회장의 말대로 스스로 뼈를 깎는 자정의 노력을 시작해야 한다. 특히 대전을 포함 지방에서 일하는 건축사들은 더더욱 그렇다. 소극적인 마인드를 버리고 이 큰 흐름을 잘 받아 구석구석 작은 생활 밀착형 현장에까지 전달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

모세혈관에 피가 돌지 않으면 그 주변의 세포는 썩기 마련이다. 내 손에서 그려지는 선 하나 입에서 나오는 말 한마디에 사명감과 책임감을 가지고 임해야 한다. 곧 대전에서도 시행될 총괄건축가제도 등 여러 가지 변화의 흐름에 바른 주관을 가지고 건축사들이 변화의 중심에 서야 한다. 그래야만 대전시민들도 좋은 건축 행복한 삶, 좋은 도시 건강한 사회의 혜택을 누릴 수 있을 것이다.

조한묵 대전시건축사회 부회장·건축사사무소 YEHA 대표 건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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