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 순직 소방관 분향소 참석... "국가는 국민생명 위해 존재"

문재인 대통령은 10일 독도 인근 동해상 소방헬기 추락사고와 관련, "다급하고 간절한 국민 부름에 가장 앞장섰던 고인들처럼 국민 안전에 대해 대통령으로서 무한한 책임감을 가지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이번 사고로 순직한 5명의 소방항공대원 합동영결식이 열린 대구 계명대 체육관에서 추모사를 통해 이 같이 다짐한 뒤 "소방관들의 안전과 행복을 지키는 것 역시 국가의 몫임을 잊지 않겠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10월 31일 중앙119구조본부 소속 소방헬기가 응급환자 이송 중 독도 인근 해상에서 추락, 소방항공대원 5명과 환자 등 민간인 2명이 목숨을 잃었다. 지난 2004년 소방방제청 신설 이후 중앙정부가 순직 소방공무원 합동영결식을 연 것은 이번이 처음이며, 소방공무원 합동영결식에 대통령이 참석한 것 역시 최초다. 국민 생명을 지키다가 순직한 소방 공무원들에 대한 헌신과 희생에 대해 국가 원수로서의 예우를 다하고, 안전한 사회를 만들겠다는 의지를 강조하기 위한 행보로 읽힌다.

문 대통령은 김종필·서정용·이종후·배혁·박단비 등 숨진 5명의 대원 이름을 하나씩 부르며 추모한 뒤 이들을 `영웅`으로 칭했다.

문 대통령은 "다섯 대원은 어두운 밤 멀리 바다 건너 우리 땅 동쪽 끝에서 구조를 기다리는 국민을 위해 한 치 망설임 없이 임무에 나섰다"며 "국민 생명을 구하는 소명감으로 어떤 어려움도 헤쳐나갈 수 있도록 훈련받고 동료애로 뭉친 다섯 대원은 신속한 응급처치로 위기를 넘겼다"고 치하했다. 그러면서 "그러나 우리의 영웅들은 그날 밤 우리 곁으로 돌아오지 못했다"며 "용감했던 다섯 대원의 숭고한 정신을 국민과 함께 영원히 기리고자 한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국민은 재난에서 안전할 권리, 위험에서 보호받을 권리가 있다"며 "국가는 국민 생명·안전을 지키기 위해 존재하며 소방관들은 재난 현장에서 구조를 기다리는 국민에게 국가 그 자체"라고 의미부여했다.

소방관들의 안전, 자부심을 지키고, 보훈에도 힘쓰겠다고 약속했다.

문 대통령은 "모든 소방가족의 염원이었던 소방관 국가직 전환 법률이 마침내 공포됐다"며 "오늘 다섯 분의 영정 앞에서 국가가 소방관들의 건강과 안전, 자부심과 긍지를 더욱 확고하게 지키겠다고 약속드린다"고 언급했다. 이어 "이들의 희생이 영원히 빛나도록 보훈에도 힘쓰겠다. 가족이 슬픔을 딛고 일어서 소방가족이었음을 자랑스럽게 여기도록 국가 책임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문 대통령은 "국민을 위한 다섯 소방항공대원의 삶은 우리 영토의 동쪽 끝 독도에서 영원할 것"이라며 "아침 해가 뜰 때마다 우리 가슴에 생명의 소중함을 되새겨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문 대통령은 이날 영결식에서 김종필·서정용·이종후 소방대원에게 녹조근정훈장을, 배혁·박단비 대원에게는 옥조근정훈장을 각각 수여했다.

서울=송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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