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2부 천재상 기자
취재2부 천재상 기자
1999년에 문을 연 대전 서구 월평동의 한국마사회 마권 장외발매소는 갈등의 중심이었다. 인근 주민들은 장외발매소가 주변 교통체증을 심화하고 발매소 이용객의 민폐 행위가 심각해 삶의 질이 떨어진다고 입을 모았고, 상인들은 장외 발매소 영업일에 일 평균 2000명 정도가 방문한다며 발매소 유무가 생존권과 직결된다고 주장했다. 첨예한 갈등 속에 2017년 문재인 대통령이 마사회 장외발매소 폐쇄·이전 공약을 내걸며 갈등 상황은 일단락 되는 듯 보였다.

문제는 장외발매소 폐쇄 이후 월평동 도시 재생과 상권 회복을 위한 대책이 마련돼 있지 않다는 것이다. 시는 폐점 공약이 나온 지 2년 다 되도록 마땅한 대책을 세우지 않고 있다. 시 관계자들은 외려 자신들 관할이 아니라며 대책을 서로 떠넘기는 모습까지 보였다.

갈등의 본질은 `장외발매소`가 아닌 낙후된 지역 상권·생활권이다. 장외발매소 폐쇄 이후 이를 회복할 대책이 필요하다.

월평동에는 아파트 단지와 초·중·고등학교 등이 모여 있지만 월평동 상권에는 단란 주점, 성인오락실 등이 즐비해 사실상 청소년에게 적합한 환경이 아니다. 아침이 되면 곳곳에 쓰레기더미가 쌓여 눈살이 찌푸려지기도 한다. 월평동에 거주하는 한 고등학생은 "월평동쪽은 어른들이 노는 곳이라는 생각이 들어가기 무섭다"고 말하기도 했다.

동시에 황폐화 된 상권 회복도 필요하다. 월평동 상권은 과거 한 건설사가 빠져나간 이후 큰 타격을 입고 사실상 황폐화 됐다. 이런 상황에서 마사회 장외발매소가 빠져나간다고 하니, 상인들의 눈 앞이 캄캄해질 수 밖에 없다. 월평동에서 25년 넘게 식당을 운영했다는 한 상인은 "장외발매소가 폐쇄된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가슴이 철렁 내려 앉았다. 장외발매소가 빠져나간다면 더 이상은 버티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주민 삶의 질을 높이고 황폐화 된 상권을 회복하는 `월평동 회복 대책`이 필요한 이유다. 사후 대책이 없다면 달라질 것은 없다. 취재2부 천재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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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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