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로변 따라 주차장처럼 불법주차…야간 운전 시 시야 가려 교통사고 위험

대전 대덕구 한 도로변에 대형화물차가 주차돼 있다. 사진=김정원 기자
대전 대덕구 한 도로변에 대형화물차가 주차돼 있다. 사진=김정원 기자
대전지역 대형 화물차들이 도로변 불법 밤샘주차를 일삼고 있으나 제대로 된 단속이 이뤄지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야간에 불법 주차된 대형 화물차들로 인해 교통사고 발생 우려도 높은 만큼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지난 8일 늦은 시각 대전 대덕구 한 도로변. 대형화물차들이 줄지어 주차돼 있다. 인근에는 `민원이 제기되는 지역으로 화물차량 밤샘주차 연중 단속한다`는 내용의 현수막이 걸려있지만 이를 무시한 채 화물차들이 불법 주차돼 있었다.

서구의 편도 2차선 도로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불법 주차된 화물차들이 차선을 점거해 도로가 좁아져 지나는 차량들이 서행하며 불편을 겪거나 주차된 화물차로 인해 좌우를 살피며 조심스럽게 우회전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운전자 A씨는 "화물차로 도로가 좁아진 것도 문제인데 가장 큰 문제는 야간 운전 시 화물차들이 시야를 가려 교통사고 발생 우려가 높다는 것"이라며 "예를 들어 비보호 신호에서 좌회전을 하기 위해 대기 중인데 대형 화물차 때문에 달려오는 차량을 확인하는 것이 쉽지 않아 주춤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2차선을 달리던 중 갑자기 화물차가 주차돼 차선을 변경하는 등 주거지 인근 화물차 주차로 불편하다"며 "단속을 해도 고쳐지지 않는다면 다른 대책이 내놔야 하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행정당국은 단속을 펴고 있다며 난감하다는 입장이다.

올해 1월부터 10월 말까지 대전지역 대형화물차 밤샘주차 단속 건수는 모두 754건에 달한다. 연도별로는 2016년 981건, 2017년 1052건, 2018년 1252건 등 매년 증가하고 있다.

이처럼 화물차 밤샘주차와 관련 민원이 제기됨에 따라 지속적으로 집중 단속을 벌이고 있지만 근절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또 시는 지난해 말 화물차 밤샘주차를 허용하는 조례를 마련하고 가능한 주차공간을 찾고 있지만 시설 소유주, 지역민 반대 등으로 실제 추진이 쉽지 않다.

때문에 시는 각 구별 화물차 차고지 조성이 근본적인 해법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동구 구도동에 공용차고지가 조성돼 있으나 화물차가 이용할 수 있는 주차면적은 89면으로 수요에 비해 주차공간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이에 시는 2024년 완공을 목표로 대덕구 신대동 일원 500면 규모의 화물차 차고지 조성을 추진하고 있다. 소요 예산은 460억 원으로 사업비 확보도 해결해야 할 문제다.

시 관계자는 "집중단속, 화물차 밤샘주차 허용공간 마련 등 대책을 펴고 있지만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며 "현재 신대동 차고지 조성을 위한 행정 절차를 이행하고 있으며, 물류 기본계획에 따라 단계적으로 차고지를 조성해 주차를 유도하겠다"고 말했다. 김정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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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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