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환경정화위해 차도까지 내려와 청소…자칫 교통사고 우려

최근 운전자 A씨는 인도가 아닌 차도에서 청소를 하고 있는 어르신을 목격했다. 해당 어르신은 형광조끼 하나 입고 차량들이 다니는 도로변을 따라 걸어다니며 청소를 하고 있었다는 것. A씨는 "어르신들이 거리 환경 개선을 위해 일하는 것은 좋으나 차도를 걷는 것은 굉장히 위험해 보인다"며 "자칫 교통사고가 발생할 우려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어르신이 차도까지 내려와 청소를 하고 있지만 이를 제지하는 사람은 보이지 않았다"며 "행정당국에서 안전을 보장하며 일자리를 제공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했다.

또 다른 시민 B씨는 "야간·새벽시간대 환경미화원들이 작업하는 모습을 봤다. 청소차량 뒤에 매달려 이동하거나 동료 없이 혼자 아무렇지 않게 차도에서 음식물쓰레기 수거 및 환경정화활동을 하고 있더라"며 "작업복 이외 별다른 안전장비가 없던데 위험하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환경미화원의 안전은 물론 미리 이들을 보지 못한 운전자가 급하게 피하다 오히려 2차 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지 않느냐"라며 "안전교육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환경미화원, 노인일자리사업 참여자(거리환경개선) 등이 현장에서 별다른 안전장비 없이 작업을 하고 있어 자칫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지난 9월 대전 유성구 유성대로 한 교차로에서 도로를 횡단하던 환경미화원이 차량에 치여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결국 숨졌다. 앞서 지난 3월 서울 관악구에서 음주운전자가 환경미화원을 들이받는 사고가 발생했다. 야간작업 중이었던 환경미화원은 갓길에 쓰레기 수거차를 세우고 차량 뒤편으로 이동하다 사고를 당해 결국 숨졌다.

이에 대해 행정당국은 안전교육을 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환경미화원 안전관리와 관련해 시 관계자는 "최근 환경부에서 야간근무를 주간근무로 전환하고 2인 1조 근무를 3인 1조로 전환하는 등 안전지침이 내려왔다"며 "현장에서는 민원 발생 우려 등으로 사실 야간근무를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적절하게 조정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청소는 빨리 해야 하고 구간마다 청소차량을 세우고 수거해야 하다 보니 차량에 매달려 가는 경우가 있는데 수칙에 어긋난다"며 "순간적으로 사고가 발생할 수 있어 지속적으로 안전을 강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노인일자리 사업을 담당하는 한 자치구 관계자는 "현재 노인일자리 사업은 동 주민센터, 민간 수행기관 등에서 관리하고 있으며 안전교육을 진행하고 있다"며 "어르신 대부분이 고령이다 보니 안전교육 내용을 잊을 수 있어 반복적으로 상기시켜 드리는 것으로 알고있다. 다시 한번 더 강조해서 전달해 조치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정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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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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