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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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원자력연구원이 보유한 연구용 원자로인 `하나로`가 또 다시 멈춰섰다. 최근 잇따른 작동 중지로, 하나로를 활용하는 의료·과학계 연구에 차질을 빚을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8일 원자력연에 따르면 하나로는 지난 6일 오전 2시 20분쯤 정식 가동 전 종합성능시험 수행 중 자동 정지됐다. 원자력연은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실험설비인 냉중성자 계통 오류에 의한 것으로 보고, 정확한 상세 원인을 분석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나로는 출력 3㎿급의 다목적 연구용 원자로로, 1995년 임계에 도달한 뒤부터 의료·산업용 방사성 동위원소 생산에 주로 활용됐다. 오류, 이상 등이 없다면 1년에 200일 가동돼야 한다.

하지만 가동된 지 지 20년이 넘어서면서 설비 이상과 노후화 등으로 최근 5년간 5번이나 수동·자동 정지가 거듭됐다.

하나로는 가장 먼저 2014년 7월 내진설계 보강과 전력계통 이상으로 일시 가동 중단됐다. 다음해 3월에는 하나로 건물 벽체와 지붕 구조물 일부의 내진 설계기준 미달 사실이 발견되면서 총 3년 5개월이 넘도록 제기능을 하지 못했다. 내진 보강공사를 통해 2017년 12월 5일 재가동됐지만 6일만에 원자로 수조 표면 방사선 준위가 상승하면서 또 다시 가동 정지된 바 있다.

이듬해 5월 재가동 승인을 받았지만 같은 해 7월 공기압 조절기에서 문제가 발생, 냉중성자원 수소계통 저압력으로 인해 원자로 제어계통이 동작하면서 자동정지 됐다. 같은 해 11월 14일 재가동 승인이 떨어졌지만 한 달을 채 넘기지 못한 12월 냉중성자원 설비 이상이 발생했다. 이에 따른 가동 중지 기간도 4년이 넘는다.

원자력연은 시설 노후화와 중지 기간 장기화 등을 정지 발생의 원인으로 꼽았다. 그러면서도 해외 연구로 시설과 비교해도 정지 횟수가 많지 않으며, 안전에 대해 우려할 상황도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하나로가 정상적으로 가동되지 못하면서 암 진단·치료 의약품 생산과 미세먼지 등 분야에서 진행되는 연구에 차질이 빚어진다는 우려도 존재한다. 원자력연 관계자는 "당장 병원에서 암환자를 치료하는 데 쓰이는 의료용 방사성 동위원소를 국내에서 공급할 수 없어 전량 수입에 의존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 지역 원자력분야 전문가는 "하나로 작동 중지가 국민건강, 환경문제, 소재산업과 밀접한 연구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에 대해 원자력연 관계자는 "자동 중지 원인과 분석결과를 원안위에 보고할 예정"이라며 "재가동 시기는 원안위와 협의를 통해 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주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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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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