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용 원자로인 `하나로`가 사전 테스트 도중 지난 6일 또 멈춰 서는 사고가 발생했다. 하나로는 지난해 12월 시스템 이상으로 가동중단에 들어갔다가 지난달 22일 원자력안전위원회로부터 재가동 승인을 받았다. 정식가동 전 실시하는 종합성능시험을 지난 3일부터 수행하고 있었는데 이날 실험 설비 이상으로 추정되는 사고로 정지했다. 재가동을 위해 철저한 점검을 했을 터인데도 테스트 과정에서 고장이 난 건 쉽게 이해가 가지 않는다. 방사성 물질의 누출은 없다고 하니 다행이지만 정지 사고 자체만으로도 시민들은 불안할 수밖에 없다.

하나로는 대전 원자력연구원에 설치된 30MW급 연구용 원자로다. 주로 산업이나 의료에 쓰이는 방사성 동위원소를 생산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 1995년 첫 가동이후 멈춰선 사례가 150차례가 넘는다. 2014년 7월 내진설비 보강공사를 위해 3년 넘게 중단됐다가 2017년 12월 재가동됐지만 6일 만에 정지했다. 2018년 5월에 다시 가동이 됐지만 가동중단과 재가동을 반복했다. 중단사고뿐만 아니라 건물화재, 작업자 피폭 등 사고도 잦았다. 원자력연구원은 방사성 폐기물 불법폐기 등 도덕성을 훼손하는 일도 발생했다.

가동중단이 길어지면서 하나로는 사실상 그 기능을 상실한 것이나 다름없다. 최근 5년간 5차례나 가동이 중지됐는데 그 기간을 합치면 무려 4년이나 된다. 가동률도 겨우 5%에 불과하다. 2014년 이후 제대로 가동된 적을 찾아보기 어렵다는 얘기다. 가동 중단으로 인한 학계와 연구계의 불만도 이만저만 아니다. 언제 쯤 가동될지도 알 수 없는 상황에서 무작정 기다리기만 하고 있다. 그동안 그랬던 것처럼 재가동을 한다 해도 걱정이 앞선다. 또 언제 멈춰 설지 모르기 때문이다. 이 같은 일을 언제까지 반복할 수만은 없다. 필요한 것은 제대로 작동하는 연구용 원자로다. 하나로에만 매달릴 일이 아니라 이젠 이를 대체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할 때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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