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갑 대전 중구청장과 황명선 논산시장 2명의 내년 총선 도전이 없었던 일이 됐다. 두 사람은 지난 6일 `구민의 뜻 부응`과 `시민과의 약속 최우선`을 이유로 불출마 입장을 공식화했다. 이들은 3선 기초단체장으로, 21대 총선 출마설의 중심권에 있던 사람들이다. 그랬지만 현직 사퇴 후 총선 출마라는 승부수를 던지지는 못했다. 각자 처한 사정이 여의치 않은 터에 선뜻 결단을 내릴 수 없었던 것 같고, 출마에 따른 리스크 또한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했음을 엿보게 한다.

이로써 박 구청장과 황 시장은 내년 총선 주자군에서 배제됐다. 어떻게 보면 예견됐던 귀결이라 할 것이고 그러면서 싱거운 느낌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두 사람은 3연임 고지에 오른 케이스다. 내심 금배지에 대한 욕심이 없었다고 하기 어려우며, 그런 점에서 내년 총선은 기회로 여겨질 수 있었다. 하지만 주변 환경과 여건이 녹록지 않았다. 우선 당내 경선 관문을 통과해야 하고 그 다음에는 현역 의원과 맞붙었을 때 승산이었다. 황 시장은 지역구 의원과 같은 민주당 소속이다. 운신의 폭이 크지 않은 측면이 있다는 얘기이고, 실제 그의 총선 출마 가능성이 높지 않은 것으로 관측됐다. 상대적으로 박 구청장은 출마를 꽤 고심했을 법하다. 지역구 의원과 당적이 다른 데다, 주변에서도 바람을 잡지 않았나 싶다. 그런 박 구청장은 의외로 쉽게 주저앉은 인상을 주고 있다. 그 역시 승리가 담보되지 않는 마당에 현직 사퇴는 모험이었다. 최악의 경우 구청장 보궐선거 지고 총선에서도 패하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었다. 박 구청장이 돌파력이 있다면 밀어붙일 수도 있는 문제였지만, 그런 수준에는 미치지 못했다고 볼 수 있다. 결과론이지만 다른 생각에 빠지지 말고 구정에 전념하는 게 옳았다.

선출직 단체장도 임기도중 총선에 나갈 수 있다. 다만 명분이 합당해야 하고 정치적 대체재로서 손색이 없다는 여론의 평가가 지배적이어야 한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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