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 평가방법·등급별 점수 등 다각적 분석 필요

영어영역은 전년도 수능보다는 다소 쉽게 출제됐지만 수험생 개개인의 체감난이도는 조금씩 다를 수 있다. 정시 지원을 앞두고 있는 수험생이라면 자신에게 유리한 영어 영역 점수 환산 및 평가 방법을 가지는 대학을 확인해야 한다. 영어가 절대평가로 바뀌면서 평가 반영 방식이 다양해지고, 대학마다 이를 다르게 활용하는 경우가 늘어나 이에 따른 유·불리가 차이도 커지게 됐기 때문이다.

영어의 평가 방법은 크게 두 가지로 분류된다. 총점에 가·감점을 하거나 수능 반영 비율에 영어를 포함시키는 것이다. 여기에 한 가지 더 고려해야 할 부분이 영어 등급간 점수 차이다.

일반적으로 총점에서 가감점을 할 경우 수능 반영 비율에 영어를 포함시킨 것보다는 영향력이 적다고 이야기 하나 이 또한 영어 등급간 배점 크기에 따라 다르다. 예를 들어 서울대, 고려대는 총점에서 감점, 중앙대는 가산을 하는 방식을 취한다. 세 대학 모두 영어가 반영비율에 포함되지 않지만, 서울대는 등급별로 0.5점씩, 고려대는 1-2점씩, 중앙대는 무려 5점 이상 차이가 난다. 그렇기 때문에 서울대, 고려대와 달리 중앙대는 가산점이라 하여도 영어의 영향력이 매우 크고 2등급부터는 다른 영역의 점수로 만회할 필요가 있다.

중앙대 사례에서도 알 수 있듯이 영어의 영향력은 평가 방법과 등급별 점수 모두 고려해야 한다. 대표적으로 연세대는 영어의 영향력이 큰 대학으로 꼽힌다. 영어의 등급간 점수차이가 크기도 하지만, 이를 수능 반영 비율에 적용시켰을 때 실질 점수 차이가 더욱 커지기 때문이다. 구체적으로 영어 2등급을 받았을 경우 1등급과 점수 차이는 5점이며 여기에 영어 반영 비율이(인문 16.6%·자연 11.1%) 더해지면 실질 점수 차이는 인문 8.33점, 자연 5.56점으로 더 벌어지게 된다. 이 때문에 영어 2등급을 받은 수험생이 연세대를 희망한다면 다른 과목에서 감점된 점수를 보완할 필요가 있다.

만약 A학생과 B학생의 경우 국어 표준점수와 영어 등급에서 차이를 보이는 경우, 이 두 학생이 고려대와 연세대를 지원했을 때 실질 점수 차이로 인한 영어의 유불리가 굉장히 크게 나타난다. 고려대의 경우 영어를 총점에서 감점하기에 등급별 점수 차이가 실질 점수라고 볼 수 있으며 1등급과 2등급의 점수차이는 1점에 불과하다. 그렇기에 A가 고려대를 지원했을 때 영어로 감점되는 점수보다 국어의 반영 점수가 더 높아 B보다 높은 환산점수를 받을 수 있다. 반면 연세대는 위에서 언급한 것과 같이 실질 점수 차이가 8.33점이나 나기 때문에 A가 B보다 국어의 표준점수가 높아도 영어에서 감점되는 점수를 만회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이처럼 영어의 유불리를 따질 때에는 영어의 평가 방법과 등급간 점수 차이를 모두 고려한 실질 점수로 확인할 필요가 있다.

우연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 평가팀장은 "많은 수험생들이 영어의 등급간 점수 차이를 보고 영어의 영향력을 판단하지만 이는 명목상의 점수만 고려하는 것이기에 실질 점수와는 차이가 있을 수 있다"면서 "특히 반영 비율에 영어를 포함한 대학의 경우 그 비율에 따라 실질 점수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이를 고려해 정시 지원 전략을 세울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주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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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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