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세종의사당 설계비 10억 원이 내년도 예산안에 원안 반영되는 모양이다. 이런 예상은 이춘희 세종시장과 송아영 한국당 세종시당 위원장의 어제 기자회견 발언을 통해서도 상당한 수위로 뒷받침되고 있다. 이날 이 시장은 "여야가 국회 세종의사당 설계비 예산 반영 여부를 논의하기로 한 것으로 안다"고 밝혔는가 하면, 송 위원장도 "중앙당 정책위와 예결위에서 설계비를 통과시키기로 결정했다"고 재확인했다. 그러자 지방분권세종회의 측은 "세종의사당 설계비부터 반영시키고, 국회법 개정은 차차 이뤄내면 된다"며 호응하고 나섰다.

여야간에 세종의사당 설계비 문제에 대해 공감대를 형성했다면 일단 한시름 덜어도 될 듯하다. 예결소위, 예결소(小)소위 심사단계까지만 해도 어떻게 될지 종잡기 힘들 지경이었다. 그러더니 예결위 활동시한이 종료됐고 그에 따라 세종의사당 설계비가 공중에 떠버린 형국이었다. 정부안대로 다시 연착륙할지, 아니면 여야 정쟁의 희생물이 될지 알 수 없는 불확실성이 강화되는 와중이었다. 다행히 전쟁중에도 대화 채널은 가동되듯이 여야가 `처리 논의`키로 한 것은 진일보한 태도로 평가된다. `10억 설계비` 처리 문제는 정치적 쟁점으로 진행될 이유가 없었다. 어디서 어떻게 꼬였든 간에 적어도 행정수도 완성의 상징 재원을 놓고 된다, 안된다 하는 것 자체가 퇴행적 갈등의 일면임을 부정하지 못한다. 경우에 따라선 총론에 동의해도 각론 상황에 이르러 정파간에 이해가 충돌하는데, 세종의사당 설계비도 그런 사례의 하나라 할 수 있다. 본래적 가치는 뒷전으로 밀린 채 예산집행 부처 문제나 근거 입법 미비 등을 놓고 소모전 양상이 전개돼 온 그동안의 경과를 지적하는 것이다.

설계비 `처리`는 수사적 화법이며 한마디로 명쾌하게 정부안에 합의해 마침표를 찍어야 하고 그게 당연하다. 상식 선에서 매듭지을 일은 짓고, 이제부터 진짜 중요한 것은 국회법 개정안에 대한 속도감 있는 토론과 논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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