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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력보다 강한 촛불의 힘

2019-12-04기사 편집 2019-12-04 16:40:03      강은선 기자 groove@daej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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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폭력 시민운동은 왜 성공을 거두나?] 에리카 체노웨스·마리아 J.스티븐 지음/ 강미경 옮김/ 두레/ 380쪽/ 1만 9800원

첨부사진1비폭력 시민운동은 왜 성공을 거두나


1975년 11월, 인도네시아 대통령 수하르토는 한 달 전 동티모르의 독립을 선언한 좌파 민족주의 단체인 동티모르 독립혁명전선을 그 지역을 위협하는 공산주의 세력으로 규정하며 동티모르에 대한 전면 침공을 지시했다. 이 단체의 무장 세력인 동티모르 민족해방군은 전부터 있어온 게릴라전의 형태로 인도네시아 점령군에 맞섰다. 동티모르 민족해방구은 산간 밀림 지역에서 무장 투쟁을 벌였다. 초반에는 몇 차례 성공을 거두기도 했지만 1980년까지 계속된 인도네시아의 인정사정 없는 내란 진압 작전은 동티모르 인구의 약 1/3과 함께 무장세력이 대량 섬멸당하는 사태를 가져왔다.

그러나 약 20년 뒤 비폭력 저항운동이 인도네시아 군대를 동티모르에서 몰아내고 부속 지역의 독립을 쟁취했다.

동티모르 청년운동에서 발전한 비밀전선은 동티모르와 인도네시아 뿐 아니라 전 세계에서 다양한 비폭력 운동을 계획하고 실행하는 활동가들의 대규모 네트워크를 만들어냈다. 탈 중심의 여러 곳에 분산돼있는 조직이었다. 1970년대 후반 필리핀에서도 이와 비슷한 사태가 벌어졌고 필리핀 국민들은 국영 방송과 국영 은행, 부정부패 사업체에 대한 불매 운동 등의 비폭력 운동에 참여해 독재 정부를 성공적으로 축축했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폭력적 국가 전복 기도가 실패했던 곳에서 '피플 파워(People Power)' 운동이 성공을 거둔 것이다.

우리나라의 촛불 혁명이 성공을 거둔 이유는 여러 각도에서 설명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이유는 촛불혁명이 비폭력 저항운동이었다는 사실이다.

비폭력 시민운동은 한국에서만이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폭력적 운동보다 더 많이 일어나고 있으며 운동 양식의 대세를 이루고 있다. 성공률도 폭력적 운동보다 훨씬 크다.

비폭력 시민운동이 성공을 거두는 이유는 시민들의 참여를 가로막는 여러 장벽을 낮춰 수많은 사람을 운동에 참여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더 많은 시민이 참여할수록 운동의 성공 가능성은 더 커진다. 시민의 참여와 성공은 함께 간다.

무엇보다 비폭력 운동은 참여하는 사람들의 신체적 장벽을 낮추어 준다. 폭력적 운동에 참여하려면 대론 생명을 잃을 수도 있고 몸을 다쳐 불구의 몸이 될 수도 있는 위험을 각오해야 한다. 그리고 폭력에 가담할 경우엔 때때로 몸을 감추어야 하기 때문에 사회적으로 고립될 수도 있다. 가두시위나 연좌농성, 소비자 불매운동, 파업 등의 운동에는 노인도 여성도 얼마든지 참여할 수 있다.

이 책은 폭력적 운동과 비폭력적 운동을 구체적인 사례별로 비교하고 각각의 형태가 성공 또는 실패하는 이유를 살펴보면서 시민운동이 왜 비폭력적이어야 하는 지를 여러 각도에서 명쾌하게 해명해준다. 강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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