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역에서 세종시청을 거쳐 오송역까지 연결된 BRT(간선급행버스체계) 노선의 전용차로가 교통체증을 일으키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중교통의 정시성과 통행성을 확보하기 위해 도입한 BRT가 오히려 체증을 유발하는 주범으로 지목되면서 이에 대한 개선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대전역-오송 BRT 노선이 생기면서 대전과 오송이 심리적으로나 물리적으로 멀게만 느껴졌던 게 더욱 가까워진 계기가 됐지만 상습 정체 도로로 낙인찍히면서 천덕꾸러기로 전락하는 모양새다.

2016년 개통한 이 노선은 대전-세종-오송을 잇는 총연장 53km의 왕복 4차선으로 BRT 버스 20대가 11분 간격으로 운행되고 있다고 한다. 그런데 문제는 4차선 중 중앙 2개 차선이 24시간 중앙버스전용차로로 운행되고 있다는 점이다. 개통 초기와 달리 이용 차량이 늘어난 데다 1개 차선만 이용하면서 이 노선이 상습 정체구간으로 변한 것이다. 특히 세종 소담동 새샘 교차로에서 둔곡터널을 연결하는 5.9km 구간은 출퇴근 시간대 가장 극심한 정체현상을 보여 일반차량이 교통정체에 시달리고 있다. 중앙버스전용차로 해제 필요성이 나올 법도 하다. 시정이 이런데도 세종시에선 BRT 도입 취지만 내세워 문제 해결에 적극 나서지 않아 이용자들로부터 비난을 사는 모양이다. 아무리 대중교통 활성화를 통한 교통문제 해결을 위해 BRT가 들어섰다고 하지만 세월이 흐르면서 교통 환경이 크게 변한 만큼 그에 따른 대책이 필요한데도 해법을 내놓지 않아 답답한 노릇이다.

상습 정체 원인이 중앙버스전용차로 때문이라면 정체 시간대를 탄력적으로 운영하면 된다. 출퇴근 시간대 버스전용차로 단속을 유예한다거나 극심한 상습 정체 구간에 대해 버스전용차로를 일시 해제하는 방법도 옳아 보인다. 바람직한 건 노선을 다양화하면 될 터이지만 그렇지 못한 상황이라면 대안을 찾아야 한다. 개통 4년밖에 안된 대전역-세종 BRT 도로가 벌써부터 외면받아서야 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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