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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 사랑] 될 성 부른 나무, 이제 DNA로 알아본다

2019-12-03기사 편집 2019-12-03 08: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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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부사진1전범권 국립산림과학원장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으로 황폐해진 우리나라 산림은 1970년대부터 시작된 치산녹화 사업을 통해 울창한 숲을 되찾았다. 하지만 여전히 목재로써 경제성 있는 나무를 갖기에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 지난해 우리나라는 목재의 85%를 외국에서 들여왔다. 국산 목재의 자급량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탓이다.

국산 목재의 활용가치를 높이기 위해 1956년부터 현재까지 목재 가치가 우수한 소나무, 잣나무, 곰솔 등 주요 품종의 육종연구가 진행되어왔다. 더 좋은 나무를 만들어 내는 '육종(育種)' 기술의 전통적인 방식은 나무가 자라는 동안 눈으로 외관의 차이를 구분해 선별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나무가 자라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고, 그에 따른 비용 문제에 직면하게 되면서 연구 기간을 단축할 방안을 찾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해졌다.

국립산림과학원은 이러한 시간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나무가 가진 고유의 DNA에 주목했다. '될성부른 나무는 떡잎부터 알아본다.'라는 옛말처럼 나무의 DNA 정보를 통해 어린나무가 앞으로 어떻게 성장할지 예측하는 방법이다. 이러한 '유전체 선발(Genomic selection)' 방식을 통해 한 세대 소나무의 육종 기간을 45년에서 단 10-15년으로 단축할 수 있었다. 적어도 30년이 넘는 시간을 절약했다는 뜻이다. 빠르고 정확하게, 좋은 나무를 만드는 이 최첨단 기술은 육종연구에 있어 새로운 도약의 발판이 될 것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가 가져올 미래의 변화에 빠르게 대응하기 위해 산림분야, 특히 임목육종분야의 연구에도 혁신적인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크고 곧게 자랄 수 있는 나무의 잠재력을 나무의 DNA 속에서 찾아낸 것처럼 말이다. DNA 지도로 맞춤형 나무를 길러내는 시대를 맞아 경제 수종을 길러내는 육종기술의 역할은 더욱 커질 것이다. 고급 목재 생산, 적절한 소비, 산림자원의 조성·육성으로 연결되는 순환경제 활성화를 통해 우리 임업의 경쟁력이 더 높아지길 기대한다.

전범권 국립산림과학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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