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 민선 대전체육회장 선거가 한 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양분된 대전 체육단체가 연내 통합에 시동을 걸고 있다.

대전체육단체장협의회(의장 김명진 대전축구협회장)와 대전체육단체협의회(의장 양길모 전 대전복싱협회장)는 이달 안에 통합을 위한 수순을 밟을 것으로 알려졌다.

올 2월 양분된 지 9개월 만에 이뤄지는 전격 통합 논의다.

앞서 이들 체육단체는 대전시체육회 중재로 지난 8월 비공개 대화의 장을 갖는 등 수 차례 통합을 전제로 한 논의를 벌였지만 별다른 진전을 보지 못했다.

이들 두 협의회는 지난 해 12월 열린 대전체육단체장협의회 제2대 의장 선거 결과에 불복한 회원종목단체가 양길모 전 대전복싱협회장을 중심으로 이탈하면서 갈라졌다.

그러나 양분 원인이 설득력을 얻지 못하면서 지역 체육계에서는 내년 1월에 치러질 초대 민간 체육회장 선거를 염두에 둔 포석이 아니냐는 의구심을 제기했다.

두 체육단체의 통합 움직임에 체육계 입장도 갈리고 있다.

지역 체육계의 한 인사는 "객관적으로 봤을 때 올 2월 의장 선거에 불복해 또 다른 협의체가 만들어진 것 자체가 잘못된 일"이라고 꼬집은 뒤 "이제라도 통합하는 것은 옳은 방향이다. 환영한다"고 말했다.

반면 통합에 목적성을 둬선 안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최근 경제계 인물인 이승찬 계룡건설 사장이 가장 먼저 체육회장 선거에 등판하면서 체육계에서는 선거 판세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양새다.

이 때문에 지역 체육계 일각에선 민간 체육회장 세몰이에 목적을 두고 통합을 논의하는 것 아니냐는 시선을 내보이고 있다. 또 다른 지역 체육계 관계자는 "민간 체육회장 선거를 앞두고 양분됐다가 다시 통합된다는 점에서 목적성이 있는 것 아닌가"라며 "명분 없이 갈라졌다가 통합한다면 목적성은 `명예 회복`에만 둬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명진 대전체육단체장협의회 의장은 "두 체육단체는 그동안 늦지 않게 통합하기 위해 애써왔다"며 "내년에 여러 굵직한 행사가 있는 만큼 체육계의 단합을 위해 통합하는 게 맞다는 공감이 있다"고 말했다. 강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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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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