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 수석·보좌관 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모두발언을 통해 "국민을 위해 꼭 필요한 법안들을 정치적 사안과 연계해 흥정거리로 전락시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특히 한국당을 겨냥해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통한 합법적 의사진행 방해) 추진에 따른 국회 마비사태로 인해 일명 `민식이법`(도로교통법 개정안) 등 민생 법안조차 통과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문 대통령은 "안타까운 사고로 아이들을 떠나보낸 것도 원통한데 우리 아이들을 협상카드로 사용하지 말라는 절규까지 하게 만들어선 안 된다"며 "국민의 생명·안전, 민생·경제를 위한 법안들 하나하나가 국민에게 소중한 법안들로, 하루속히 처리해 국민이 걱정하는 국회가 아니라 국민을 걱정하는 국회로 돌아와 주길 간곡히 당부드린다"고 호소했다. 이어 "특히 쟁점 없는 법안들조차 정쟁과 연계시키는 정치문화는 이제 제발 그만두었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예산안 처리와 관련해선 "오늘은 국회 예산안 처리 법정기한이지만 이번에도 기한을 넘기게 됐다"며 "법을 만드는 국회가 법을 지키지 않는 위법을 반복하는 셈"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국가 예산은 우리 경제와 국민 삶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며 "처리가 늦어지면 적시에 효율적으로 예산을 집행하기가 어렵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특히 대내외적 도전을 이겨나가는 데 힘을 보태며 최근 살아나고 있는 국민과 기업의 경제 심리에 활력을 불어 넣고 경기회복에 속도를 높이기 위해서라도 신속한 예산안 처리에 국회가 힘을 모아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와 함께 문 대통령은 지난 주 부산에서 열린 `2019 한-아세안 특별 정상회의`와 `제1차 한-메콩 정상회의`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고 평가한 뒤 "이제 신남방정책은 본궤도에 안착했고 아세안과 우리의 협력은 더욱 넓어지고 깊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경제, 사회·문화, 평화·안보·외교 등 다양한 분야의 이번 정상회의 성과를 열거하며 "아세안의 역동성과 성장 잠재력은 우리에게 새로운 기회가 될 것이고, 우리의 경험과 의지는 아세안의 성취로 이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특별히 강조하고 싶은 것은 아세안은 단순한 협력의 대상이 아니라 함께 살아갈 친구이고, 상생번영의 파트너라는 점"이라며 "신남방정책의 가장 큰 동력도, 아세안과 우리를 함께 하나로 묶어줄 가장 단단한 힘도 존중과 배려, 이해에 있다는 점을 거듭 강조한다"고 밝혔다.

서울=송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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