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14번째로 빠른 속도를 자랑하는 국내 유일의 공용 슈퍼컴퓨터 누리온 5호기가 뛰어난 계산량·문제해결 시간 등을 바탕으로 우수 과학적 성과 창출에 기여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은 지난 1년간 국내 140개 기관, 2000여 명의 연구자가 누리온을 활용해 150만 건의 계산을 수행, 세계적 수준의 우수 연구성과를 발표했다고 2일 밝혔다.

KISTI에 따르면 누리온 5호기는 계산량, 메모리, 문제해결 시간 등으로 인해 기존 4호기로는 시도조차 할 수 없었던 문제를 풀어냈으며, 연구효율을 높여 우수한 과학적 성과를 창출했다.

누리온의 연산속도는 25.7PF(페타플롭스)로, 빛이 1m를 달려가는 동안 8570만 번의 실수 연산을 할 수 있는 속도다.

고등과학원 박창범 교수 연구팀은 누리온이 가진 2500노드, 17만 코어로 90일 동안 계산해 세계 최대 규모의 우주론적 유체역학 수치모의실험 Horizon Run 5(이하 HR5)을 수행했다. 이는 단순 계산상 슈퍼컴퓨터 4호기 타키온으로 6년 이상, 일반 PC로는 30만 년 이상 걸리는 계산이었다.

또 KISTI 최성환 박사는 13만 4000건의 저분자 양자화학 시뮬레이션을 수행, 기존의 화합물 데이터베이스의 문제점을 보완한 새로운 데이터 세트를 제작했다. 이를 통해 인공지능을 활용한 신약 연구 분야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아울러 KAIST 의과학대학원 이정호 교수·KISTI 이준학 박사 공동 연구팀은 52명의 알츠하이머병 환자 사후 뇌 조직의 유전체 서열 데이터를 분석, 뇌 체성 유전변이를 찾아냈다. 노화과정에서 발생하는 후천적 뇌 돌연변이가 알츠하이머병의 새로운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이론을 발표하기도 했다.

KISTI는 누리온 서비스 개시 1주년을 기념해 3일 대전 본원에서 슈퍼컴데이를 열고 지난 1년 간의 연구성과 등을 소개할 예정이다.

염민선 슈퍼컴퓨팅응용센터장은 "슈퍼컴퓨터를 안정적으로 운영하고 대규모 병렬처리 기술을 개발·보급해 국내 연구자들이 세계 최고 수준의 연구를 수행할 수 있는 우수한 연구환경을 지속적으로 제공하겠다" 고 말했다.주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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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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