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격 안정성 높은 모집단위 찾아야

공공기업의 지역인재 할당제와 저렴한 등록금 등으로 지역권 거점국립대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거점국립대학들은 수도권 주요 대학들에 비해 더 다양한 전공을 개설하며, 선발 전형 요소 또한 천자만별이라 수험생들도 정시 지원 전략에 변화를 줘야 한다. 서울대를 제외한 거점국립대 9개 대학의 정시 전형 특징을 알아보고 대비 전략을 세워 보자.

올해 거점국립대의 정시 정원 내 계열별 모집을 보면, 인문계열에서 3201명 모집으로 전년대비 44명 감소했다. 자연계열에서는 6544명 모집으로 지난해보다 9명 감소했다. 전체적으로 인문계열 감소가 자연계열보다 큰 편이지만 지원하고자 하는 대학의 계열별 모집인원 변화를 살펴봐야 한다. 강원대의 경우 자연계열이 95명 감소로 많고, 부산대는 인문계열에서도 28명 모집이 증가하는 등 대학별로 계열별 증감이 다르기 때문이다. 특히 부산대는 올해 인문·자연계열 모두 정시 모집이 늘면서 영남지역뿐 아니라 타 지역 수험생들의 지원도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년대비 수험생 수가 줄었고, 부산대 정시 모집인원 증가 영향으로 일부 쏠림이 나타나면서 올해 모집인원 변화가 거의 없는 경북대, 충남대, 충북대에서는 지원자가 감소하는 양상을 보일 수 있다. 거점국립대 특성 상 해당 지역 권역 수험생들의 지원이 일정한 편이기에 타 지역 수험생이라면 모집인원이 감소한 대학보다는 변화가 적은 이들 대학을 공략하는 것이 전략일 수 있다.

지역 내 거점국립대에는 전 계열별 다양한 전공들이 개설돼 있다. 9개 거점국립대의 예체능 모집단위를 제외한 인문, 자연계열 평균 모집단위수는 80.3개로 서울권 대학의 평균 모집단위수 39.9개의 2배가 넘는다. 모집단위가 많기 때문에 지원자들이 더 많이 분산되면서 선호가 높은 모집단위와 낮은 모집단위 간 합격점수 차이도 커진다. 이 때문에 관심 있는 모집단위만 확인해 지원 여부를 판단하지 말고, 여러 모집단위들과 비교해 보면서 합격 안정성이 높은 모집단위를 찾아봐야 한다.

거점국립대학들에서 수능 성적 활용 방법은 절대평가로 등급점수를 활용하는 영어 영역을 제외하고 각기 다르다는 것을 잘 봐야 한다. 경북대, 부산대, 전북대의 경우 국어와 수학 영역은 표준점수를 활용하고, 탐구는 백분위를 활용해 자체변환점수로 산출한다. 경상대, 전남대, 충남대, 충북대에서는 국어·수학·탐구 모두 표준점수를 활용한다. 탐구영역의 표준점수가 높다면, 백분위를 활용해 변환하는 대학보다 표준점수를 그대로 적용하는 대학에 지원하는 것이 더 유리할 수 있다. 또 강원대, 제주대는 국어·수학·탐구 모두 백분위 점수를 활용하고 있어 표준점수 대비 백분위가 유리한 수험생이라면 해당 대학들의 지원을 고려해 볼 수 있다.

거점국립대의 경우 자연계열 모집인원이 많은 만큼 수학나형+사탐 응시자도 지원 가능한 자연계열 모집단위가 많다. 간호대학, 생활과학대학, 자연과학대학, 공과대학까지 다양한 자연계열 모집단위로 교차지원이 가능하다. 인문계열 수험생 중 수학 영역 성적이 우수한 경우라면 이들 모집단위들을 고려해 볼 수 있다. 단 수학가형 응시자들에게 10-20%의 가산점을 주거나 나형 점수를 감산 적용하고 있기에 대학별 점수 유·불리 사항을 따져 봐야 한다. 게다가 강원대, 경상대, 전북대, 제주대는 과탐에도 10% 가산점을 주고 있어 수학나형+과탐 응시자를 위한 전형일 수 있으므로 과탐까지 가산하는 모집단위들은 피하는 것이 좋다.

거점국립대의 인문·자연계열 모집은 대부분 수능100% 전형으로 선발하는데, 제주대는 나군 모집에서 수능50+학생부50으로 선발한다. 1000점 만점에서 학생부는 500점인데, 여기서 기본점수만 420점에 이른다. 그렇기 때문에 실제 점수 차이는 80점에서부터 시작하며, 등급간 10점씩 감점되기 때문에 학생부 영향력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학생부의 경우 1학년은 국·수·영·사·과 전과목을 30%, 2·3학년은 계열별로 인문은 국·수·영·사, 자연은 국·수·영·과 교과 전과목 70%로 반영한다. 2·3학년 성적의 반영비율이 높으므로 3학년2학기 기말고사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허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올해 수시에서 거점국립대들이 지역인재전형으로 지난해보다 많은 인원을 여러 모집단위에서 선발하므로 해당 권역의 우수 학생들이 수시에서 많이 합격할 것으로 보인다"며 "타 지역 수험생들에게 거점국립대 정시는 기회일 수도 있다"고 조언했다.주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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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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