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 FC, 프로축구 창단의향서 제출

김진로 지방부 청주주재 부장
김진로 지방부 청주주재 부장
충북은 전국에서 유일하게 프로축구단이 없는 광역지자체다. 이에 프로축구의 불모지라는 오명 아닌 오명을 쓰고 있다. 하지만 최근 충북 청주시를 연고지로 한 프로축구단 창단이 속도를 내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프로축구단 창단을 희망하는 지역민들의 기대감이 그 어느 때보다 높다.

프로축구 불모지 충북지역에 프로축구단 창단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진 것은 충북 청주시를 연고지로 한 프로축구단 창단을 추진 중인 `청주 FC`가 최근 한국프로축구연맹에 프로축구 창단 관련 서류를 제출했다고 공식 발표하면서부터다.

`청주 FC`는 지난 26일 연맹에 메인 스폰서 기업명을 구단 명칭으로 하는 `네이밍 스폰서` 계약을 맺고 프로축구연맹에 메인스폰서 계약서까지 모두 제출했다고 밝혔다. K3리그에 참가하고 있는 청주FC가 지난 9월 30일 한국프로축구연맹에 내년 K2리그 프로축구단 창단 의향서를 제출했다. 연맹에 제출한 프로축구단 창단 의향서에는 시·도민구단이 아닌 기업구단으로 변경했다. 프로축구단 창단을 위해 반도체 설비기업인 SMC 엔지니어링과 신동아종합건설이 컨소시엄을 이뤘다. 여기에 최근 `메인스폰서 공식 계약서`를 연맹에 추가로 제출하면서 안정적인 재원 확보 및 경영안도 제시했다.

청주FC는 메인 스폰서를 아직 공개하지 않고 있다. 다만 메인 스폰서 계약을 맺은 기업은 스포츠에 대한 애정이 깊고 이해도가 높은, 또 청주를 사랑하는 조(兆) 단위 매출의 큰 기업이라고만 밝힌 상태다.

청주FC가 당초 추진했던 시·도민구단이 아닌 기업구단으로 변경해 프로축구단 창단 의향서를 제출한 까닭은 무엇 때문일까. 연고지 지자체 재정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시민구단 형태로는 항구적인 구단 운영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결론 때문이다. 구단 운영의 자율성과 효율성을 극대화하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기업구단으로서의 안정적 재정 확보와 변화하는 시대에 맞는 새로운 스포츠 마케팅 구현 차원에서 메인스폰서와 `네이밍 스폰서` 계약을 맺은 이유이기도 하다.

`네이밍 스폰서` 계약은 구단명에 메인스폰서 기업명을 넣는 방식이다. 프로구단이나 경기장 이름에 일정한 비용을 내고, 스폰서 기업의 이름을 붙이는 권리인 `네이밍 라이츠(Naming Rights)`는 국외 스포츠계에선 일상적인 스포츠 마케팅이다. 외국 유수의 경기장 명칭이 `네이밍 라이츠`를 통해 결정되는 추세다.

국내도 예외는 아니다. 프로야구단 키움 히어로즈가 메인스폰서 기업에 `네이밍 라이츠`를 주고 해마다 거액을 받고 있다. 현재 한국 프로스포츠에서 `네이밍 라이츠`는 프로구단들의 새로운 수익구조 모델로 각광받고 있다.

청주FC는 메인스폰서에 구단명을 제공하는 `네이밍 스폰서` 계약을 통해 한국 프로축구계에도 다양한 방식의 수익창출 모델이 활성화되길 희망하고 있다.

청주FC가 이번 기회를 프로축구단 창단의 최대 호기로 꼽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첫째는 `네이밍 스폰서` 계약을 맺고 프로축구연맹에 메인스폰서 계약서까지 모두 제출한 것이다. 다시 말하면 지자체 재정에 의존하지 않고 스폰서 기업으로부터 안정적인 재정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또 다른 하나는 청주시민들이 지역을 연고로 한 프로축구단 창단을 지지하고 있다는 연구 결과다. 청주FC가 지난 8월 청주예술의전당 대회의실에서 진행한 `청주시 지역연고 프로축구단 창단 방안에 대한 연구보고서 설명회`에서 청주시민의 61%가 프로축구단 창단을 지지하고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연구는 성신여자대학교 산학협력단 정영남 스포츠레저학과 교수가 3개월 이상 공을 들인 결과물이다. 지난 2015년부터 도전했으나 번번이 실패했던 청주FC가 프로축구단 창단에 강한 자신감을 보이는 이유일 것이다.

청주FC의 프로축구단 창단 승인 여부는 다음 달 2일 연맹 이사회를 통해 최종 결정될 전망이다. 이날 충북이 프로축구의 불모지로 남아야만 하느냐는 충북의 축구인들과 축구팬들의 한탄이 환호로 바뀔지 지켜볼 일이다. 김진로 지방부 청주주재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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