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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로 만나는 나의 도시

2019-11-27기사 편집 2019-11-27 14:3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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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애의 도시 이야기] 김진애 지음/다산초당/1권 320쪽·2권 344쪽·3권 316쪽/ 각 1만 7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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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대에도 동네는 만들어질 수 있는 걸까. 그 애틋한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동네'라는 말을 붙일 수 있을 만한 동네일까. 동네 만들기란, 또 도시 만들기란 얼마나 어려운가. 편리하고, 투자 잘 되고, 사업하기 괜찮고, 폼 나는 도시를 만들기는 쉬워도, '사람 냄새나는' 정 붙일 동네를 만들기란 결코 쉽지 않다. '정'이란 사람이 만들고, 사람들의 이야기가 배어들고 쌓일 만큼 시간이 필요하고 역사가 필요하다. 우리는 그렇게 시간이 가면 정들 동네를 잘 만들고있는 걸까.

대전에는 유난히 소(所), 원(院), 청(廳)으로 끝나는, 이른바 '기관'이 많다. 대학도 17개다. 분위기는 관료적이다. 대덕 과학단지는 국내에서 보기 드문 전원형 도시로 마치 외국에 온 것 같다. 그런가 하면 대전은 특별한 개성이 없는 무색무취한 도시로 느껴지기도 한다. 충청권, 호남권, 경상권을 고루 접하는 교통요지라 그렇게 된 건지도 모른다. 대전은 이제 '대전다움'이 무엇일까 여유를 찾을 시점이 된 듯 싶다. 개발에 너무 마음 뺏기지 않고 옛 도심과 대전문화를 돌아보며 대전다운 맛이 뭘까 생각하는 진짜 대전 사람이 생김에랴.

관련 분야 전문가가 아니고서야 '도시'를 공부하려고 마음 먹은 사람은 별로 없다. 도시 여행이나 부동산 투자 등 뚜렷한 목적을 갖고 특정한 도시를 살펴볼 순 있어도, 도시 자체를 공부하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게다가 내 삶과 크게 상관있는 것처럼 느껴지지도 않으니 더욱 엄두가 나지 않는다.

TV 프로그램 '알쓸신잡(알아두면 쓸데없는 신비한 잡학사전)'의 첫 여성 출연진 김진애 도시건축가가 전국 팔도를 다니며 느낀 도시이야기를 묶은 '도시 3부작'을 냈다. '김진애의 도시 이야기: 12가지 '도시적' 콘셉트', '도시의 숲에서 인간을 발견하다: 성장하고 기뻐하고 상상하라', '우리 도시 예찬: 그 동네 그 거리의 매력을 찾아서' 세 권이다.

김진애는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의 목요일 코너로 시작한 교양 콘텐츠 '김진애의 도시 이야기'에서 도시 공부가 어렵다는 선입견을 깨트렸다. 그는 우선 김어준 공장장의 흥미를 불러일으키는 것을 첫째 목표로 삼았다. 진행자가 흥미로워해야 청취자가 덩달아 흥미로워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그의 태도는 확실히 효과가 있었다. 도시를 자신의 이야기로 여기는 사람이 하나둘 늘어갔고, 도시 공간과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이슈를 연결하여 바라볼 줄 아는 사람도 많아졌다.

라디오 코너와 이름이 같긴 하지만 '김진애의 도시 이야기'는 그가 처음부터 완전히 새롭게 집필한 책이다. 그것도 자신의 전문 분야인 도시를 주제로 삼은 책으로서는 10년 만에 쓴 역작이다. 이 책은 도시 또한 얼마든지 이야기로 쉽고 재미있게 접근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은 물론, 도시 문제가 우리 삶과 얼마나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는지, 도시를 이해함으로써 우리 삶이 얼마나 달라질 수 있는지 여실히 깨닫게 해준다. 무엇보다 지금 내가 살고 있는 나의 동네, 나의 도시를 긍정하게 되는 안목을 키우고, 나의 미래를 도시의 미래와 연관 지어 생각하게 할 정도로 시야를 넓게 트이게 해준다. 누구든 이 책을 읽는 즉시, 김진애가 마련한 흥미로운 '도시 이야기'에 '당신의 이야기'를 더하게 될 것이다.

김진애 도시건축가는 "눈에 보이지 않는 콘셉트를 눈에 보이는 물리적 실체로 만들어서 인간들이 펼치는 변화무쌍한 이야기를 담아내는 공간이 도시" 라며 "인간이 생로병사 하듯 도시도 흥망성쇠 한다. 그래서 흥미진진하다. 도시에서 살고 일하고 거닐고 노니는 삶의 의미를 발견해보자"고 말한다.

그래서 그에게는 도시가 이야기가 되면 될수록 좋은 도시가 만들어질 가능성이 높아질 거라는 희망이 있다. 조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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