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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 사랑] 숲의 선물, 산림치유를 누리다

2019-11-26 기사
편집 2019-11-26 08: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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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부사진1전범권 국립산림과학원장
지난해 10월부터 영국 스코틀랜드에서는 의사들이 '약' 대신 '자연'을 처방할 수 있게 됐다. 고혈압, 우울증, 정서불안, 심장질환 환자들에게 나무심기, 좋아하는 자연의 소리 듣기, 숲길 걷기 같은 간단한 활동부터 동물 발자국 찾기, 새집 만들기, 해초로 그림 그리기 등 다양한 자연 처방을 처음으로 시도했다. 뉴질랜드 보건부도 자연 처방을 허용했고 미국 또한 건강한 생활과 만성질환 개선을 목표로 '의료길', '처방길'을 조성했다. 화학요법에 의존하기보다 몸 자체의 치유력을 높이는 자연 처방의 중요성이 인정받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도 숲의 건강 증진과 치유기능에 관한 산림치유 연구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 연구에 따르면 숲의 녹색은 안정감을 주고 피톤치드는 스트레스 해소, 항균·항염 작용을 한다. 숲의 소리는 다양한 구성으로 편안함을 주고 햇빛은 행복 호르몬인 세로토닌을 촉진한다. 실제로 숲길을 30분만 걸어도 긴장, 우울, 분노, 피로 등 부정적 감정이 도심에 비해 30%까지 낮아졌고 인지능력도 향상됐다. 숲에서 2주간 지낸 것만으로도 우리 몸속 면역을 담당하는 NK세포(Natural Killer Cell) 수치가 40% 증가했으며 일상으로 돌아온 후에도 그 전보다 높은 수치를 유지했다.

다양한 임상 결과를 바탕으로 이제 산림치유는 여러 학문 분야로 영역을 넓히며 가칭 '산림의학'으로 진화하고 있다. 국립산림과학원에서는 산림치유 개념이 산림의학으로 한 단계 더 발전할 수 있도록 깊이 있는 연구를 통한 과학적 근거를 마련하고 있다. 현재 개발된 산림치유 분야 한국형 모델은 이미 국제적인 수준으로 인정받고 있다. 전 국민 대상 질병·대상별 산림치유 프로그램들이 다양하게 개발·운영되고 있으며 이런 프로그램을 포함한 치유의 숲이 전국에서 운영되고 있다. 누구나 숲을 누리고 숲에서 건강해질 권리를 보장하는 것은 국립산림과학원 산림치유 연구의 중요한 목표이기도 하다. 머지않아 우리나라에서도 병원을 찾았을 때 '30분 숲길을 걸으세요!'라고 처방하는 날이 오지 않을까. 숲 속에는 아직 우리가 발견하지 못한 건강의 비밀이 무궁무진하다. 건강한 삶을 위한 노력, 오늘부터라도 숲에서 시작해보는 건 어떨까.

전범권 국립산림과학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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