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무니없는 미국의 주한미군 방위비 인상 요구에 국회가 나섰다.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자유한국당 나경원, 바른미래당 오신환 원내대표가 어제 미국을 방문하기 위해 출국했다. 3당 원내대표는 3박 5일간 미국 의회 및 정부 주요 인사들과 만나 방위비 분담금과 관련한 한국의 입장을 전달할 예정이다. 국회가 이른바 초당적 방미 `방위비외교`에 나선 것이다. 이는 한미 방위비협정 3차 회의가 파행되면서 한미동맹에도 위기가 감돌고 있어 국회차원의 외교적 노력을 기울여보자는 취지이기도 하다. 각론에 다소 차이가 있을지 모르지만 3당 원내대표들은 `방위비 협상은 합리적으로 타결돼야 한다`는데 공감하고 있다. 따라서 과도한 방위비 요구가 한미동맹에 분열과 갈등을 일으키지 않아야 한다는 국민의 우려를 미 의회와 정부에 확실히 전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방위비 분담금은 한미가 합의해온 기존 틀에서 상호 수용이 가능한 합리적인 범위에서 이뤄져야 한다. 현재도 한국은 주한미군 주둔비용을 충분히 부담하고 있다. 또한 세계 최대 규모인 평택 미군기지를 짓는 비용 12조원 가운데 11조원을 지원했다. 세계에서 4번째로 미국 무기를 많이 사주고 있다. 그런데도 트럼프 행정부는 내년도 주한미군 한국 분담금으로 느닷없이 50억 달러(약 6조원)를 요구하고 나섰다. 올해의 분담금보다 무려 6배나 많은 금액이다. 동맹도 비용으로 계산하는 트럼프라고 하지만 산출근거도 불분명하다. 미 공화당 의원들까지 무리한 증액 요구라는 지적을 할 정도다.

미국의 무리한 요구에 한국 내 반발이 거세다. 시민들은 물론이고 국회도 비준거부를 시사하고 나섰다. 미국의 합리적인 제안이 이어지지 않는다면 자칫 동맹악화 등 부작용이 우려된다. 원내대표들의 방미가 미 의회와 정당에 트럼프 행정부의 방위비 요구가 비상식적이고 무리하다는 인식을 확산시키는 계기가 돼야 한다. 여야를 초월한 3당 원내대표의 방미외교에 성과가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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