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정치권은 19일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과 한일군사보호협정(지소미아) 종료 여부를 놓고 공방을 벌였다. 민주당은 미국의 방위비 분담 요구가 무리하다며 국회 비준동의 거부를 검토하겠다는 입장인데 반해 한국당은 한미동맹의 위기라며 비판수위를 높였다.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황교안 대표가 뜬금없이 `한미동맹 파탄론`을 들고 나왔다"며 "아무 근거도 없이 지소미아를 종료하면 `미국 퍼펙트스톰`이 올 것이라며 국민의 불안감에 불을 지피는데 앞장서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원내대표는 이어 "황 대표는 `미국에 덜 주는 것만 생각하지 말고 방위비 분담 금액이 증액됐을 경우 얻어낼 수 있는 것은 무엇인지 강구해야 한다`라는 취지의 말을 했다"면서 "국민 95%가 공정한 방위비 분담을 요구하고 또 지지한다. (황 대표의) 방위비 분담금에 대한 주장은 엉뚱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황교안 대표 주장에는 국익이 없고 민심과도 한참 동떨어져 있다"면서 "이건 보수의 목소리고 아니고 우익의 주장도 아니다. 오직 광화문 아스팔트 극우세력이나 할 법한 주장"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 국방위원들도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성명서를 발표하고 "동맹의 가치를 실현하고 공정하고 합리적인 방위비 분담금 협상을 할 것을 촉구한다"며 "28년간 지속돼온 원칙을 벗어나는 무리한 방위비 분담금 협상 결과에 대해선 단호히 국회 비준동의를 거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외교의 제1차적 책무는 대통령과 행정부에 있다. 하지만 아시다시피 문재인 정권 아래서 한미동맹은 계속되는 위기를 맞으며 퇴보해왔다"면서 "원인은 아주 분명하다. 문재인 정권의 북한 눈치보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방위비 갈등은 어쩌면 표면적인 문제일 수 있다. 본질은 한미동맹 그 자체의 위기"라면서 "문재인 정권이 계속해서 한미동맹과 한미일 공조에서 이탈하려는 듯한 제스처를 보임에 따라 한미동맹에 대한 미국의 불신이 깊어진 것이 그 화근"이라고 지적했다.

나 원대대표는 또 "지소미아 연장을 그토록 원하는 미국의 요구를 외면하면서 섣부른 대북제재 완화나 이야기하는 문재인 정권"이라며 "날이 갈수록 중국, 러시아 견제에 집중해가는 미국 입장에서 문재인 정권은 신뢰하기 어려운 안보 리스크"라고 비판했다.

한편 여야 3당 교섭단체 원내대표들은 20일 미국 워싱턴을 방문, 미 의회 관계자들을 만나 방위비 분담금의 합리적인 분담기준 마련 등을 논의할 방침이다. 서울=김시헌 기자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김시헌
저작권자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