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트랜드,환경도 살리고 수익도 창출하는 '업사이클링'

대전시 서구 괴정동 일대 가로등에 공연 소식을 알리는 현수막이 줄지어 걸려있다. 현수막들은 공연 기간이 지나면 모두 버려진다. 사진=조수연 기자
대전시 서구 괴정동 일대 가로등에 공연 소식을 알리는 현수막이 줄지어 걸려있다. 현수막들은 공연 기간이 지나면 모두 버려진다. 사진=조수연 기자
공연·전시 업계에 `리사이클링(re-cycling, 재활용)`의 개념을 넘어선 `업사이클링(Up-Cycling, 새활용)` 바람이 불고 있다.

업사이클링이란 폐용품을 재료로 세상에 단 하나뿐인 디자인을 더해 전혀 다른 제품으로 다시 생산하는 것이다.

최근 많은 소비자들이 환경을 생각하는 윤리적 소비를 추구하면서, 문화예술 업계도 버려지는 현수막을 재활용한 기념품을 제작·판매하는 업사이클링 열풍이 불고 있다. 기간이 지나 버려지는 공연·전시 현수막을 재료 삼아 기념상품을 제작, `환경보호`와 `수익창출`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문화예술 공공기관이 늘고 있다. 특히 공연·전시 현수막은 일반적인 현수막보다 화려한 색감을 사용해 여러 개 이어 붙였을 때 아름다워 인기가 높다.

대전에는 대전예술의전당, 시립미술관, 이응노미술관으로 이어지는 문화벨트가 있다. 1년 내내 빼곡히 잡힌 전시와 공연 일정을 알리는 형형색색의 현수막들이 지역 곳곳에 내걸리지만, 짧게는 하루, 길게는 수개월이 지나면 모두 버려진다. 이에 현수막을 재활용해 상품으로 제작하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서울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아트숍은 현수막을 재활용한 `현수막 꽃연필`을 판매한다. 여러 개 모아 꽂아놓으면 꽃다발처럼 보여 `인테리어 효과`가 있다.

미국 LA 디즈니콘서트홀 기념품점은 기간이 지난 공연 현수막을 여러 개 덧댄 필통과 파우치를 판매하고 있다. 내구성이 높고 특유의 알록달록한 색감으로 기념품점의 베스트셀러다.

한 업사이클링 업체 관계자는 "이전에도 선거 현수막을 잘라 장바구니나 앞치마, 수거용 마대 등으로 재활용하는 시도가 있었지만, 형태만 변화했을 뿐 디자인이 아름답지 않아 소비자들에게 외면받아 왔다"며 "이제는 아름다운 디자인과 윤리적 가치관을 더한 착한 제품을 찾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업사이클링협회 관계자는 "현수막을 재활용한 업사이클링 공모전을 개최했을 정도로 현수막은 업사이클링의 좋은 소재"라며 "업사이클링은 제품마다 디자인이 모두 다르기 때문에 다양한 제품을 원하는 최근 소비 트렌드와 잘 맞는다"고 말했다.

대전시 문화예술과 관계자는 "날짜가 지난 전시와 공연 현수막은 폐기하고, 불법현수막은 단속을 통해 수거하고 있다"며 "업사이클링 사례를 들어봤지만, (제품을 만들려면) 누군가는 다시 재가공을 해야하는데 대전에는 업사이클링 업체가 없거나 적다. 일정한 양의 폐현수막을 지속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을지, 수익이 충분히 날 것인가도 우려되는 점"이라고 밝혔다. 조수연 기자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미국 LA 디즈니 콘서트홀 기념품점은 공연 기간이 지난 폐현수막을 활용한 필통과 파우치를 판매한다. 사진=조수연 기자
미국 LA 디즈니 콘서트홀 기념품점은 공연 기간이 지난 폐현수막을 활용한 필통과 파우치를 판매한다. 사진=조수연 기자

조수연
저작권자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