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 2부 김대욱 기자
취재 2부 김대욱 기자
대전 부동산 시장을 논할 때마다 빠짐없이 언급되는 지역이 있다. 도안신도시다. 정식 명칭은 아니지만 그렇게들 표현한다. 도안신도시는 도안지구택지개발사업을 의미한다. 서구 도안동과 유성구 원신흥동이 맞닿은 지역으로 서남부권이라고도 한다. 옆으로는 갑천이 흐른다. 2000년 대 초 밑그림을 그리기 시작한 사업은 어느새 20여 년이 흘렀다. 과거의 논과 밭은 거대한 공동주택 단지로 변모했다. 신도시가 됐다.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세종의 부동산 호재에 가려져 새집 수요가 높았던 차였다. 물론, 청약경쟁은 치열했다. 갑천 3블록 트리풀시티는 241대 1, 대전아이파크시티는 1단지 56.6대 1, 2단지 86.4대 1을 기록했다. 수억 원 대 웃돈이 쌓였다. 그야말로 `황금향(黃金鄕)`이 됐다.

기운은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서남부권 2택지 개발예정지구가 그렇다. 높은 분양 성적은 개발수요를 부추겼다. 학하·용계·복용동 등 신규 택지 개발은 물론, 지역주택조합방식으로까지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반드시 주택수요가 높다는 이유만으로 사업이 진행되는 것은 아닐 것이다.

대전은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를 비켜갔다. 정부는 "대전의 부동산 열기는 일시적인 현상"이라며 선을 그었는데, 그 분석과 판단이 바람직했는지는 다시 살펴볼 필요가 있다.

도안신도시는 지난해 말부터 정부 규제 대상지역으로 물망에 올랐다. 그로 인해 지난해 하반기부터 들끓기 시작했던 투기 수요를 주춤거리게 만들었다. 이제는 마지막 방패마저 없어졌다. 매도세가 매수세로 다시금 전환되는 방향타로 작용하고 있다. 도안동에서 만난 한 공인중개사가 "20년 중개업을 하면서 이런 경우는 처음"이라며 혀를 내두른 이유를 알겠다.

도안신도시는 내년 또다시 청약열풍이 예고된 공동주택 분양을 앞두고 있다. 건설업체도 본격적인 수주전을 앞두고 경쟁이 뜨거워지고 있다. 분양 완판은 `따놓은 당상`으로 여기고 있다. 주택청약자들은 분양시점만 오매불망하고 있다. 모자랐던 주택수요를 충당하기 위한 개발은 필요하다. 그러나 본질에서 엇나간 채 다른 속내를 갖게 된다면, 황금향은 이내 개살구로 변할 것이다.

취재 2부 김대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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