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훈 대전사회복지공동모금회 사무처장
박용훈 대전사회복지공동모금회 사무처장
사랑의 열매의 시계는 참 빠르게 돌아간다. 지난해 연말연시 이웃돕기 캠페인을 종료한지가 엊그제 일인 듯 싶은데 돌아서 보니 또 다시 `희망 2020 나눔캠페인`이 눈앞에 다가와 있다. 바쁘지만 공공의 선을 위해 일할 수 있다고 생각하면 이 또한 감사한 일이다.

개인적으로는 올해로 20번째를 맞는 캠페인이다. 강산이 두번은 바뀌었을 만큼 시간이 지났기에 이제는 익숙할 만도 한데 늘 캠페인을 맞이하는 마음은 새롭고 긴장된다. 지역의 나눔목표를 세우고 나눔온도 달성을 위해 모든 직원들이 최선을 다하는 일. 분명 긴장감을 더하는 일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이일을 하는 나 스스로가 좋다. 정직한 심부름꾼으로서 주어진 역할에 최선을 다했을 때 거기에서 오는 성취감과 만족감이 있었기에 아마도 20번째 캠페인을 맞게 되는 것이 아닐까. 매년 이맘때면 경제 전문가는 아니지만 언론을 통해 듣게 되는 경제지표에 귀 기울이게 된다. 경제지표와 모금은 그만큼 상관관계가 있기 때문이다. 돌이켜보면 지난 20년 동안 그 어느 해 한번 시원하게 경제상황이 좋았던 때도 없었던 것 같다. 경제상황이 그래도 나쁘지 않았다면 그 외적인 모금환경, 즉 우리를 둘러싼 주변 정세라든지, 정치적인 환경, 자연재해 등등이 또 다른 변수로 등장했었다. 이렇듯 늘 한해 한해 어려운 조건 속에서 캠페인을 시작하지만 그러나 대다수의 캠페인은 다행히도 성공적으로 열매를 맺을 수 있었다. 목표를 달성할 수 있었던 그 이유가 무엇일까 궁금해 진다. 가만히 그 이유를 찾아보면 답은 이내 정해져 있다. 우리 국민들의 마음속에 자리한 환난상휼의 나눔정신이 있었기에 가능하지 않았을까. 위기의 순간마다 국민들은 뭉치고 단결하였으며 자신을 희생하였다. IMF시절 금 모으기, 태안 유류피해 현장에서의 수백만 명의 자원봉사활동, 포항지진이나 강원도 산불피해 등 위기의 순간마다 하나로 뭉치고 참여하는 우리 국민들의 따뜻한 마음은 이제는 새롭지도 않을 만큼 자연스런 문화가 되었다. 이번 캠페인을 준비하며 접하게 되는 경제지표, 현장에서 만나는 경제상황은 그 어느 해보다 넉넉치 못한 것은 사실이다. 문을 닫는 자영업자가 속출하였으며 경영난으로 직원을 줄이고 경제활동에 움츠려있는 기업을 볼 때 캠페인을 준비하는 한사람으로서 더 긴장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한편 지금 더 간절히 모금을 해야 하는 답이 바로 여기에 있다. 어려울 때 일수록 도움을 필요로 하는 이웃은 비례하여 늘어 나고 있기 때문이다. 비록 작은 경험이었지만 그간 20번의 캠페인을 진행하며 느낀 것이 있다며 준비하는 구성원들이 작은 일에도 정성을 다하고 최선을 다하다 보면 그 결과 또한 만족스러웠다는 것을 경험할 수 있었다. 그러기에 저희 사랑의 열매 구성원들은 지금의 사회적 분위기를 준엄하게 받아들이고 그 어느 해 보다 열심히 캠페인을 준비하고 있다. 특히 이번 겨울 캠페인은 어려운 경제계에만 의존할 수 없기 때문에 캠페인 속의 또 다른 캠페인을 준비해 본다. 이름하여 `착한시민 캠페인`이 그것이다. 모금회의 기부내용을 분석해 보았더니 대전지역은 사회단체나 종교계 등의 나눔참여가 타 시도와 비교해 보았을 때 다소 저조하였던 것을 알 수 있었다. 따라서 이번 캠페인 기간 동안에는 각종 시민, 사회단체 등에서 송년회 비용을 절약한 나눔참여와 종교계는 이웃돕기 주간을 정하고 범 시민 나눔운동에 동참한다면 지금의 위기를 극복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

캠페인은 준비하는 과정이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열심히 준비한 만큼 이제 결과는 하늘에 맡기고 준비한 바를 후회 없이 실천으로 옮기기로 다짐해본다. `희망 2020 나눔캠페인`을 걱정스러운 일로 받아 들이기 보다는 우리 모두가 주인이 되어 축제처럼 즐겁게 진행키로 다짐한다. 위기의 순간마다 지혜와 정성을 모아준 위대한 대한민국 국민, 그리고 150만 대전 시민의 저력을 믿으며 우리는 `나눔으로 행복한 대전`을 위해 오늘도 행복하게 하루를 시작한다. 이번 겨울 대전시민 모두의 가슴가슴 마다 빨간 사랑의 열매가 탐스럽게 영글어지길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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