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근영 12회 개인전

Where I am_40.9x27.3cm_Oil on canvas_2019
Where I am_40.9x27.3cm_Oil on canvas_2019
"지금 당신의 삶이 누군가의 손바닥을 핥고 있는 삶이거나 누군가가 남겨둔 생선냄새를 쫓아가는 삶이여도 좋으니 가끔이라도 자신의 털을 고르는 고양이처럼 공간과 시간을 되돌아보길 바란다는 의미다." -작가노트 중

고양이를 키워보거나 관찰해 본 사람이 라면 알 것이다. 머리라도 쓰다듬으려 치면 하악질로 멀리 도망가나 싶다가도 어느 한구석에서 물끄러미 당신을 바라본다. 나를 반기는 것인지 경계하는 것인지 도통 알 수 없다가도, 인간과 가장 가까이 살고 있다. 아무리 달콤한 먹이를 내밀어도 스스로 원치 않으면 다가오지 않는다.

밀고 당기기의 귀재 `고양이`를 소재로 인간의 삶에 대한 통찰을 주는 사진전이 열린다.

작가 김근영의 12회 개인전이 오는 20일부터 26일까지 TJB 대전방송 사옥 고트빈갤러리에서 개최된다.

김 작가는 보호자의 기분보다 자신의 상태가 먼저인 고양이의 특성을 통해 사회에서 크고 작은 상처를 받은 이들을 어루만진다.

반려동물이라는 단어조차 생소했던 시절, 많은 집에서 쥐를 잡는 고양이를 키웠다. 더 이상 쥐를 잡을 필요가 없어지니 길고양이가 많아졌고, 이들은 `도둑고양이`라 불렸다. 그들은 버려진 것인가 아니면 떠나온 것인가.

작가는 시간의 흐름에 따라 버려진 것과 떠나온 것 사이의 미묘한 경계선을 이야기 한다. 필요에 의해 곁에 머물다 버려진 존재는 버려진 것일까, 그냥 제자리로 돌아간 것일 뿐일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작가는 논할 가치도 없이 버려진 것이 아니라 떠나온 것이라고 말한다. 고양이는 `길들여짐`과 `저항`의 개념 사이에서 고민조차 하지 않는다. 단지 관심이 없을 뿐이다. 그는 고양이를 통해 자의든 타의든 세상에 길들여진 모든 억압들로부터 숨겨두어야만 했던 발톱 같은 자아와 본성에 집중한다.

도시에서 바쁘게 지나가는 현대인들 사이에 도도한 모습으로 앉아 그루밍을 하거나, 그들을 물끄러미 바라보는 고양이의 모습을 그린다. 조수연 기자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Where I am_60.6x45.5cm_Oil on canvas_2019
Where I am_60.6x45.5cm_Oil on canvas_2019

조수연
저작권자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