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 노오래, 오래(sing, seeing, ing)展

이주여성, 비정규직 노동자 등 주요 관심순위에서 밀려난 인물을 그리는 작업을 이어온 작가의 전시가 열린다.

이준옥 작가의 개인전 `노래, 노오래, 오래(sing, seeing, ing)`가 내달 28일까지 충청북도 청주시 우민아트센터에서 개최된다. 이번 전시는 `2019 프로젝트스페이스 우민`의 마지막 전시로, 올해는 7명의 유망작가들이 릴레이전시를 이어오고 있다.

작가는 여러 재료와 방식을 활용해 꾸준히 특정한 `인물들`에 집중해 왔다. 이번 전시작은 이전에 작가가 그린 인물들의 연장선에서 노래라는 행위를 통해 일상의 무게로부터 자유로운 인간에 대한 애잔함을 천에 물감이 스미는 방식으로 그렸다.

작가의 시선은 `마이크`가 없는 사람들에게 간다. 이주여성, 아버지, 비정규직 노동자 등 관심 순위에서 밀려난 이들의 형상을 그림자나 실루엣으로 처리해 그렸다. 작가가 그린 인물들은 배경에서 오려지거나, 뭉툭하거나, 그렇게 보이는 마이크를 쥐고 있다.

이 작가는 또 자신의 외할아버지 회갑연 당시에 촬영한 홈 비디오에서 노래를 부르고 있는 인물이 주인공이 되는 순간을 포착한 작업을 선보인다. 바로 이번 전시에서 선보이는 회화 작품 속의 인물들이다. 한국식 가든파티의 단짝인 노래방 기계와 키보드 연주자로부터 흘러나오는 노래에 평소의 체면은 내려놓고 누군가는 마이크를 붙잡고, 누군가는 몸을 흔들어댄다. 손에 쥔 마이크에 대고 부르는 노래는 박자와 음정이 제멋대로 어긋나지만, 반주가 흐르는 순간만큼은 노래의 주인공이 된다. 이처럼 노래를 부르는 순간 외에는 일상의 무게를 쉽게 내려놓을 수 없는 삶을 살아가는 인간에 대한 애잔함을 회화로 표현했다.

이 작가는 "홈 비디오 장면의 재현이 아니라 인물을 오려내고, 새로운 배경을 부여하고, 마이크를 쥐어주었다. 노래라는 행위를 빌어 일상으로부터 일탈해 주연이 되고, 노래가 되고, 그림이 되는 과정을 표현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프로젝트 스페이스 우민`은 우민아트센터의 부대시설인 카페 우민을 활용해 유망작가들의 전시를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2019년에는 김영석, 김아해, 추효정, 서재정, 이정희, 곽아람, 이준옥 등 작가 7인의 전시를 개최했다.조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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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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