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운하 대전지방경찰청장이 18일 명예퇴직을 신청하면서 정계 도전을 공식화했다.

황 청장은 이날 경찰 내부망에 "다음 달 초 예상되는 정기인사에 맞춰 퇴직하기 위해 미리 퇴직원을 제출한다. 오랜 고민 끝에 경찰 밖에서 감사의 빚을 갚아나가는 길을 선택하기로 했다"라는 내용의 글을 올리며 명예퇴직 신청 사실을 알렸다.

내년 총선 출마 후보로 이름이 오르내리는 상황에서 확고한 의지를 공개적으로 밝힌 것이다.

그러나 현재 황 청장은 검찰 수사대상자 신분으로 명퇴 여부가 불확실한 상황이다.

황 청장은 김기현 전 울산시장과 관련한 수사를 총지휘했다 자유한국당과 사건 관계인 등에게 고소·고발당했으며, 최근 검찰에 관련 수사의 조기 종결을 요청했다.

대통령 훈령인 `공무원 비위사건 처리 규정`은 `감사원 및 검찰·경찰 등 수사기관에서 비위와 관련해 조사 또는 수사 중인 경우 의원면직을 허용해서는 안 된다`고 정하고 있다.

따라서 황 청장의 사건을 비위라고 볼 수 있느냐, 수사 중인 자로 볼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이와 관련해 황 청장은 "그동안 단 한차례도 출석 요구는커녕 서면 질의조차 없던 사건이 명예퇴직을 가로막는 장애물이 될 수 있다는 건 납득하기 어려운 일"이라며 "구체적인 비위 혐의가 있어서가 아닌 소설 같은 고발장이 접수된 이번 사건에 대해 피고발인 신분이 해소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명예퇴직 제한사유인 비위와 관련해 수사 중인 경우로 볼 수 있는지 의문"이라고 주장했다.

황 청장은 "이번 정기인사에서 명예퇴직을 믿고 있다"며 "명예퇴직이 결정된 것은 아니지만 시기를 가늠할 수 없어 미리 인사를 드리려다 보니 장황한 이임인사가 돼버렸다. 몸은 비록 떠나지만 영혼은 늘 여러분 곁을 맴돌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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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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