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의 국방과학연구소(ADD) 실험실에서 폭발로 한 명이 숨지고 여러 명이 다치는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했다. 폭발과 함께 화재까지 발생했지만 더 이상의 희생자와 피해가 나오지 않은 건 다행이다. 폭발사고가 있을 때마다 가슴을 조이게 하는 건 이와 유사한 사고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불안감을 키웠기 때문이다. 잊을 만하면 지역의 주요 방산시설에서 인명 피해를 동반한 사고가 터져 걱정이 크다.

이번 폭발사고는 정밀 감식을 해봐야 정확한 사고 원인을 알 수 있겠지만 실험실에서 로켓 젤 추진체의 계통 연료를 시험하다 난 것으로 보고 있다. ADD 측에서도 로켓 연료를 연소하거나 점화한 게 아니라 유량을 계측하던 중 사고가 났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이번 사고도 안전 불감이 빚어낸 사고란 점이다. 젤 추진 연구기술은 기존에 개발되지 않은 최첨단 기술로 액체·고체 연료 기술과 달리 뚜렷한 안전 대응책이 수립돼 있지 않은 상태에서 측정이 이뤄졌다고 한다. 예전에 없던 새로운 기술을 도입해 실험을 가진 때문에 관련 데이터베이스가 구축되지 않아 안전수칙을 규정화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안전수칙을 규정화했더라면 미연에 방지했을 사고다.

ADD에서는 지난해 4월에도 탄 관련 시험을 하던 중 불이 나 일부 시설이 파손되기도 했으며 이후 6월에도 연구동 실험실을 태우기도 했다. 지난 2월에는 ADD인근에서 유도무기를 개발하는 한화 대전공장에서 로켓 추진체의 연료를 분리하는 작업 중 폭발이 일어나 3명이 숨지고, 지난해 5월에도 로켓 추진체에 고체 연료를 충전하는 과정에서 폭발과 함께 불이나 5명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ADD주변은 수만 명이 사는 대단위 아파트 단지로 대형사고가 나면 재앙으로까지 번질 가능성이 있는 위험지역이다. 안전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위험으로부터 안전을 지키는 일은 생명을 지켜내는 거나 다름없다. 사회를 움직이는 핵심 원칙인 안전을 고수해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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