끌로드(Claude) 모에가 1743년 설립한 모에 샴페인은 루이 15세의 연인 마담 뽕빠두르(Pompadour)의 사랑을 받았습니다. 모에 샴페인의 명성을 드높인 그녀는 "샴페인은 남자들을 재치있게, 여자들을 아름답게 만든다"고 했답니다. 1792년부터 운영을 맡은 설립자의 손자 장-레미(Jean-Remy) 모에는 나폴레옹과의 친분을 활용하여, 포도원 확장과 대규모 해외 수출 등 번영을 이뤘고, 1802년부터 20여년간 에뻬르네 시장도 역임했습니다. 지하 저장고 투어에서 1810년 나폴레옹이 선물한 오크통과 1783년산 샴페인도 볼 수 있었습니다.
1833년 아들과 사위 삐에르 가브리엘 샹동(Pierre Gabriel Chandon)에게 경영권을 넘기면서 명칭이 모에-샹동으로 변경되었습니다. 1869년 나폴레옹의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여 하우스를 대표하는 브뤼 임페리얼(Imperial)을 출시했고, 올해 `모에 임페리얼` 150주년 기념행사가 진행되었습니다. 1936년에는 15년을 숙성시킨 아이콘 샴페인 돔 페리뇽 1921 빈티지를 출시했습니다.
라벨에 흰색 붓 터치로 빈티지를 크게 표시한 모엣-샹동의 그랑 빈티지(Grand Vintage) 샴페인은 규정인 3년보다 긴 5년 이상 숙성됩니다. H백화점에서 경매로 구입한 1988/1998/2008 그랑 빈티지 샴페인을 작년 말에 맛볼 기회가 있었는데, 잘 숙성된 1998이 제겐 지금까지 최고의 샴페인입니다. "승자는 샴페인을 마실 자격이 있고, 패자에게는 샴페인이 필요하다"는 나폴레옹의 말처럼 샴페인은 기쁠 때에만 어울리는 것이 아니라 큰 위로가 된다는 사실도 깨달았습니다.
신성식 ETRI 책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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