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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성식의 와인칼럼] 모에-샹동

2019-11-14기사 편집 2019-11-14 08: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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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부사진1신성식 ETRI 책임연구원
샹파뉴의 수도로 불리는 에뻬르네(Epernay)에서 지하에 샴페인 2억병이 숙성되고 있는 샹파뉴 대로(Avenue de Champagne)의 시작은 총 28km 길이의 지하 와인 저장고를 보유한 모에-샹동(Moet & Chandon)입니다. 보르도 와인의 대표적 마을인 뽀이약(Pauillac)의 전체 포도 재배면적 수준인 1150ha의 포도밭에서 직접 재배도 하지만, 3배 규모의 포도를 구매해서 연간 3000만 병(뽀이약 등 오메독 주요 4개 마을 수준)의 샴페인을 생산하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다른 대형 샴페인 하우스의 10배 정도로, 세상에 1초당 1병씩 열리는 셈입니다.

끌로드(Claude) 모에가 1743년 설립한 모에 샴페인은 루이 15세의 연인 마담 뽕빠두르(Pompadour)의 사랑을 받았습니다. 모에 샴페인의 명성을 드높인 그녀는 "샴페인은 남자들을 재치있게, 여자들을 아름답게 만든다"고 했답니다. 1792년부터 운영을 맡은 설립자의 손자 장-레미(Jean-Remy) 모에는 나폴레옹과의 친분을 활용하여, 포도원 확장과 대규모 해외 수출 등 번영을 이뤘고, 1802년부터 20여년간 에뻬르네 시장도 역임했습니다. 지하 저장고 투어에서 1810년 나폴레옹이 선물한 오크통과 1783년산 샴페인도 볼 수 있었습니다.

1833년 아들과 사위 삐에르 가브리엘 샹동(Pierre Gabriel Chandon)에게 경영권을 넘기면서 명칭이 모에-샹동으로 변경되었습니다. 1869년 나폴레옹의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여 하우스를 대표하는 브뤼 임페리얼(Imperial)을 출시했고, 올해 '모에 임페리얼' 150주년 기념행사가 진행되었습니다. 1936년에는 15년을 숙성시킨 아이콘 샴페인 돔 페리뇽 1921 빈티지를 출시했습니다.

라벨에 흰색 붓 터치로 빈티지를 크게 표시한 모엣-샹동의 그랑 빈티지(Grand Vintage) 샴페인은 규정인 3년보다 긴 5년 이상 숙성됩니다. H백화점에서 경매로 구입한 1988/1998/2008 그랑 빈티지 샴페인을 작년 말에 맛볼 기회가 있었는데, 잘 숙성된 1998이 제겐 지금까지 최고의 샴페인입니다. "승자는 샴페인을 마실 자격이 있고, 패자에게는 샴페인이 필요하다"는 나폴레옹의 말처럼 샴페인은 기쁠 때에만 어울리는 것이 아니라 큰 위로가 된다는 사실도 깨달았습니다.

신성식 ETRI 책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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