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전벽해`라는 말이 있다. 뽕나무 밭이 푸른 바다가 됐다는 뜻으로, 몰라볼 정도로 변한 세상을 비유적으로 일컫는다. 상전벽해의 생동하는 사례로 충남 아산시와 탕정면이 있다.

삼성디스플레이 아산캠퍼스가 자리한 충남 아산시 탕정면 일대는 원래 포도밭이 많았다. 20여 년 전만 해도 `탕정포도`의 주산지였던 곳에 삼성디스플레이가 들어서며 디스플레이 산업의 세계적 메카로 탈바꿈했다. 삼성은 2003년 아산시 탕정면에서 7세대 라인 기공식을 갖고 디스플레이 세계시장 석권에 나섰다. 460만㎡ 면적의 부지에 조성된 아산캠퍼스에서는 2004년 첫 제품 양산을 출발로 2005년과 2007년 세계 최초 7세대와 8세대 액정디스플레이 라인 가동을 시작했다. 2011년과 2015년 세계 최초 5.5세대와 6세대 유기발광다이오드 라인도 가동했다.

삼성디스플레이 아산캠퍼스 조성과 가동은 전·후방 연계산업 활성화와 협력업체 유치를 불러왔다. 국내외 디스플레이 업체들의 상당수가 아산과 천안 등 충남에 둥지를 틀었다.

탕정면의 풍경도 달라졌다. 아파트 신축 등으로 삼성디스플레이 임직원들이 정착하며 2004년 1만 2450명에 불과했던 탕정면 인구는 2만 명을 넘어섰다. 초등학교 한 곳 뿐이었던 탕정면은 삼성디스플레이 아산캠퍼스 이후 탕정미래초, 탕정중, 충남외국어고등학교, 충남삼성고등학교가 잇따라 들어섰다.

기업유치로 도약을 경험한 아산시에 최근 호재가 더해졌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달 10일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아산캠퍼스에서 `신규 투자 및 상생협력 협약식`을 갖고 2025년까지 13조 1000억 원을 투자해 세계 최초 `QD 디스플레이` 양산라인인 `Q1라인`을 구축한다고 발표했다. 투자 단행을 위한 사전 절차로 지난 11일 아산시와 삼성디스플레이는 상생협력 업무협약도 맺었다.

과제도 있다. 투자는 지역에서 이뤄지지만 정작 과실은 외부로 쏠리는 소득과 인재의 역외유출을 극복해야 한다. 일자리만큼 산업안전 대책도 강구해야 한다. 백혈병 노동자의 아픔이 또다시 반복돼서는 안된다. 투자와 성장이 또 다른 격차를 낳지 않도록 대기업·중소기업, 원·하청간 임금격차 해소에도 힘써야 한다. 이런 노력이 동반될 때 비로서 성공적인 기업도시로 뿌리내릴 수 있다. 윤평호 천안아산취재본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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