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어제 현장 최고위원회의 참석차 충북 청주를 다녀갔다고 한다. 지역사회에서 이 대표의 청주 행보가 주목을 받은 것은 KTX세종역 신설에 대한 그의 발언 여부 때문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세종역 신설 문제는 지난 국감 정국에서 다시 이슈화된 바 있고, 그러자 지난 12일 `KTX세종역 저지·오송역 사수 특별대책위원회`는 "이해찬 대표와 이춘희 시장은 충청권 분열의 씨앗인 KTX세종역 신설 추진을 즉각 철회하고 충청권 상생발전에 동참해 줄 것을 정중히 요청한다"며 맞서는 형국을 연출한 바 있다.

이런 여론 기류에 비추어 청주 방문 자리에서 무슨 반응이 나올 법도 했지만, 이 대표와 지역 단체장들은 별다른 언급이 없었다고 한다. 결과만 놓고 따지면 이 대표가 침묵한 것일 수도 있고 묵묵부답으로 대응한 것으로 읽혀지는 측면도 있다. 사실 이 대표로서도 그렇게 나오는 것말고는 달리 방법이 없었을 듯하다. KTX세종역 불가를 외치는 해당 지역 여론을 수렴하는 길은 어려울 것 없다. 한마디로 KTX세종역 카드를 접는다면 그것으로 갈등 대결구도는 저절로 소멸된다. 그러나 이 대표 심중은 그런 선택과는 거리가 멀다고 보는 게 합리적이다. 특히 KTX세종역 신설 공약에 관한한 이 대표와 일심동체 격인 이춘희 세종시장의 지난 달 정례브리핑 발언은 회군은 없다는 쪽으로 이해된다. 당시 그는 "세종역은 꼭 필요하다, 세종역 건설을 위한 용역도 발주했다"는 사실을 확인해주기까지 했다. 정리하면 KTX세종역 카드는 살아있다는 얘기며, 결과는 두고 보는 수밖에 도리 없다.

현실이 이러니 KTX세종역을 둘러싼 이해충돌 및 논란이 커질 듯하다. 더구나 21대 총선 정국과 맞물릴 것이고 그러다 보면 여러 개의 갈등전선이 얽히고설켜 혼선이 가중될 가능성이 높다. 사안이 민감하지만 양단간에 교집합 모색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이 대표와 이 시장쪽에서 모종의 선택지를 마련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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