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가맹률 전국 1.7%대…원도심, 둔산 상권에서 실사용 불가능한 수준

12일 오전 11시 쯤 대전 중구 은행동 으능정이 거리. 상점에는 각종 카드, 상품권 등 이용 가능한 결제 수단을 알리는 스티커가 붙어있었지만 `제로페이`와 관련된 스티커는 찾아보기 어려웠다.

이날 은행동 일원에서 영업 중인 식당, 카페, 옷가게 등 상점 10곳에 무작위로 방문해보니 단 한 곳도 제로페이에 가맹돼 있지 않았다. 상인들은 제로페이에 가맹해도 사용하는 고객이 없어 필요치 않다고 설명했다. 한 상인은 "제로페이는 서울에서 하는 거 아니냐"며 반문하며 제로페이 자체를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경우도 있었다.

으능정이 거리 내 한 제과점 상인은 "예전에 다른 가게를 했을 때는 제로페이에 가맹했지만 새로 가게를 열 때는 가맹하지 않았다"며 "제로페이를 쓰는 손님이 없었기 때문. 지금도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고 말했다.

지하상가도 제로페이 가맹점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지하상가 곳곳에 `제로페이 결제 이벤트`를 알리는 입간판이 세워져 있었지만 상인들은 제로페이 사용 여부에 대해서는 고개를 가로 저었다. 대형 프랜차이즈 잡화점과 아동복 매장에서는 제로페이 사용이 가능했지만 사용률은 극히 낮았다.

제로페이 가맹점인 아동복 매장 상인은 "제로페이 가맹을 해두긴 했는데, 실제로 쓰는 사람은 거의 없다"고 설명했다.

서구 둔산동 대부분 상점에서도 제로페이 사용이 불가능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시민들은 제로페이 사용이 번거롭고, 사용 시 큰 이점이 없다고 입을 모았다.

둔산동을 찾은 시민 황모(29·서구)씨는 "제로페이를 쓰면 무엇이 좋은지 잘 모르겠다. 소득공제 혜택도 크게 와 닿지 않는다"며 "기존에 결제하던 방식을 쓰는 게 편하다. 제로페이 이용에 조금 더 이점이 있어야 쓸 거 같다"고 말했다

대전 지역 상점의 제로페이 가맹률이 낮아 실사용이 불가능한 수준이다. 소비자는 이점이 적어 사용하지 않고, 사업자는 제로페이 사용률이 낮아 가맹하지 않고 있다.

제로페이란 소상공인의 카드 가맹점수수료 부담을 줄이기 위해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민간 간편결제 사업자가 협력해 도입한 모바일 간편결제 서비스다.

중소기업벤처부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대전 지역 제로페이 가맹점 수는 5179곳으로 전국 가맹점 수 30만여 곳 중 1.7% 수준에 불과하다. 지역 소상공인 사업체 수가 9만 1991개라는 점에 견줘 5% 수준에 그치고 있다. 시는 제로페이 활성화를 위해 지난 3월 추경 예산 1억 원까지 들였지만 큰 효과는 없었다. 소비자는 제로페이를 인지하지 못하고 있고, 소비로 이어지지 않으면서 상점 또한 가맹률이 떨어지고 있는 셈이다.

상인들은 자체적으로 이벤트를 하며 홍보 활동을 벌이고 있었다.

중앙로 1번가 운영위원회 관계자는 "그동안 제로페이 스티커를 부착하는 등의 홍보 활동을 벌여왔다. 그러나 가맹점주가 크게 증가하고 있는 상황은 아니다"며 "제로페이 활성화를 위해 자체 홍보 대사를 운영하고 결제 이벤트를 진행하는 등 지속적으로 홍보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천재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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