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일보 로고

[숲 사랑] 세계를 사로잡는 향, 나무향 연구 활성화한다

2019-11-12기사 편집 2019-11-12 08:19:36

대전일보 > 오피니언 > 사외칼럼

  • 페이스북
  • 구글 플러스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블로그
  • 네이버밴드
  • 폴라로
  • 핀터레스트

첨부사진1전범권 국립산림과학원장
'향기'하면 가장 먼저 꽃이 떠오른다. 하지만 꽃뿐 아니라 나무나 풀 같은 식물 모두 자기만의 고유한 향기를 가지고 있다. 향(香)은 생태계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식물의 필수 물질이라고 하니 더 흥미롭다. 방향성 식물에서 향을 추출하면 다양한 화학성분으로 구성된 오일(oil)이 나오는데 이것이 바로 식물이 가진 향의 결정체인 정유(Essential oil)다. 전세계 정유 시장의 규모는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식품, 화장품, 생활용품에서 의약품 분야에 이르기까지 활용 범위가 점차 확대되고 있는 까닭이다. 세계 정유 시장은 2023년까지 연평균 6% 이상의 성장잠재력이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현재 우리나라의 시장규모는 3조 원 가량이지만 대부분 완제품 형태로 수입되거나 원료의 97% 이상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서 매년 무역적자가 발생하고 있다.

향기 산업의 토대가 되는 식물성 천연향료는 석유계 합성화학물질인 화학향료와는 비교가 어려울 만큼 그 안전성이 우수하다. 최근 가습기 살균제 사태 등을 겪으며 합성화학물질의 인체 유해성 문제가 이슈화되고 안전한 물질에 대한 소비자의 요구가 날로 커지는 만큼 뛰어난 안전성을 지닌 식물성 천연향료인 정유의 가치 또한 높아지고 있다. 국립산림과학원은 국산 정유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자생식물의 정유 특성을 연구해왔다. 구상나무, 왕초피나무 등 120개 수종에서 샘플을 확보했고 이중 50개 수종에 대해서는 향 특성, 항산화, 향균, 미백, 주름개선 효과 등 기능성 평가를 마쳤다. 구상나무 정유는 기미·주근깨를 유발하는 효소인 티로시나제(tyrosinase)의 활성을 65% 억제하고 콜라겐 합성을 촉진하는 효과가 뛰어났다. 왕초피나무 정유는 미백 기능성 물질인 '코직산'에 버금가는 효능이, 참식나무와 비자나무의 정유는 향을 풍부하게 하는 볼륨감과 향을 퍼뜨리는 확산성이 우수했다. 이들 수종은 앞으로 기능성 화장품은 물론 향수, 방향제 등 원료로 유용하게 쓰일 것이다. 향은 생물체 고유의 특성이면서도 각 나라가 갖는 문화와 기호, 민족성을 반영하기도 한다. 우리 땅에서 나고 자란 토종향료식물이 세계 향료 시장에서 대등하게 경쟁하며 마음껏 매력을 발산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전범권 국립산림과학원장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