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선 성악가
박영선 성악가
20대부터 나의 삶의 모토는 "감동할 줄 아는 자, 감동 줄줄 아는 자"였다. 감성적으로 들릴 수 있지만 그러하기에 내가 지금도 예술을 꿈꾸고 행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나는 요즘 기차여행과 산책을 즐기고 있다. 자연은 그 변화로서 많은 가르침과 교훈을 주고있었다.

어김없이 가을이오고, 달이 차면 다시 기울듯, 늦가을은 겨울을 불러들이고 있다. 예술가들에게 설렘이나 감탄은 요리에 필요한 좋은 식재료 처럼 필수적이다.

베토벤의 고향 Bonn(본)이나 모차르트의 고향 Salzburg(잘츠부르크)의 여행중에도 그들이 비록 어려운 환경에 처했을 때도 계속 감탄할 수밖에 없었던 자연환경은 그들의 위로와 벗이 되어 대작들을 탄생케하였음이 짐작이 가고도 남았었다.

거장들의 정서를 만들어낸 그들의 고향과 그들의 감성에 공감을 조금이라도 하고자 그들이 걸었던 숲길과 강가, 보았던 하늘, 앉았던 자리조차 큰 흔적으로 찾게 되는 게 아닐지….

가을이 되니 과일이 쏟아져 나오듯 음악회와 전시회 그리고 각종 길거리 가을축제들이 가득 차 있다.

무료공연으로도 수준 높은 공연도 많고, 조금만 신경 써서 연주회장들을 인터넷에서 찾으면 원하는 시간에 많은 예술공연이나 작품을 볼 수 있다. 동네마다 가을 경치를 만끽할 수 있는 요즘 너무 바쁘게 발걸음 움직이지않고 마음의 여유, 생각의 여유를 갖고 서서 5분이라도 높은 하늘을 보고, 이제 곧 떠나려는 가을을 나뭇잎들을 통해 바라보면 저절로 느껴진다. 그것이 내 마음에 흐르는 노래이며 시라고 생각한다.

옛 어르신들이 하시던 말씀"이 단풍들 몇 번이나 다시 볼 수 있을까…"

두 아들이 필요한 것을 사달라고 할 때면 나는 어김없이 이 말을 하게 된다,

"엄마를 감동시켜봐~"

감동은 기쁨으로 지갑을 열게되고 선물을 사오게 만들며 상대를 웃게 만든다. 감동을 하던 감동을 주던 섬세함과 배려심이 필요하다. 상대로 하여금 콧노래를 부르게 하는 감동과 공감.

길가에 핀 들꽃한송이에도 감탄할 때 내가 나를 여유롭게 만드는 잔잔한 미소가 생긴다.

오늘하루를 가장 특별한 날로 여기며 자연에 감탄하고 또한 욕실에 켠켠히 정리된 여러 장의 타올도 누군가의 수고로 그 자리에 놓여 있음을 감사로 고백되는 날이기를.

박영선 성악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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