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공식적인 것 아냐"…한국당 "총선 포퓰리즘"

내년 총선을 5개월여 앞두고 더불어민주당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원장·양정철)이 7일 모병제에 대한 공론화를 촉발시키면서 총선 공약화를 둘러싼 정치권의 논쟁이 가열되는 양상이다.

민주당은 당 차원의 합의나 공식적인 것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으나, 한국당은 총선 포퓰리즘에 다름없다고 날선 비판을 쏟아냈다. 정의당은 즉각 환영의 입장을 나타내며 국민토론회 등을 통해 공론화할 것을 요구했다.

민주연구원은 이날 브리핑 자료를 통해 모병제 도입이 공식 견해가 아니라 연구자 개인의 의견이라고 전제하면서 "분단 상황 속 정예강군 실현 위해 단계적 모병제 전환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민주연구원은 모병제 도입의 이유에 대해 심각한 인구 절벽에 직면한데다 보수·진보 등 역대정부와 정치권이 초당적으로 준비한 대안이고 모병제로의 전환이 세계적인 추세라는 점을 제시했다.

연구원은 "주요 병역자원인 19-21세 남성인구는 2023년까지 76만 8000명으로 1차 급감하고, 2030-2040년에는 46만 5000명으로 2차 급감한다"면서 "2025년부터는 군 징집인원 부족으로 징병제를 유지하고 싶어도 유지할 수 없다"고 밝혔다. 특히 2028년부터 국가 전체 인구증가율이 마이너스로 전환되면서 50만 군대(사병 30만명) 및 병 복무기간 18개월 유지라는 당초 계획을 달성하기 위한 병역자원 확보 자체가 불가하다고 분석했다.

연구원은 그러면서 미래전 양상이 급격히 변하는 상황과 병력에 좌우되는 군사전략은 시대적 전환에 부합하지 않는다며 첨단 무기체계 운용 미흡 등으로 숙련된 정예강군 실현 불가한 만큼 모병제 전환 통한 `장기복무 정예병력` 구성이 필수라고 강조했다.

연구원은 또 모병제 단계적 전환 통해 군 가산점 역차별, 병역 기피 등 사회적 갈등을 원천적으로 해소하고 경제효과도 창출한다고도 했다.

민주연구원의 이 같은 모병제 전환론에 여야 정치권의 반응은 크게 엇갈렸다.

이인영 원내대표는 정책조정회의에서 "자체 연구인지 민주연구원 여러 견해 중 하나로 한 것인지는 확인해 봐야 한다"며 "정리 안된 얘기고 공식적으로 얘기한 것은 없다"고 말했다.

반면 한국당은 "집권여당의 총선 공약 실험"이라며 "국가 안보와 국민 안전이 정권의 인질이냐"고 비판했다. 김영연 수석대변인은 "민주당이 내년 총선 공약으로 모병제 도입을 검토한다고 한다"면서 "민주당은 인구 탓을 모병제의 근거로 들고 있지만, 그 실상은 일자리 정책이고, 속내는 총선 포퓰리즘"이라고 비판했다.

윤소하 정의당 원내대표는 "군 체제 전환은 당연한 결과이며, 모병제를 검토하는 것은 환영할 일"이라며 "정의당은 이미 한국형 모병제를 제안한 만큼 민주당이 모병제 검토 결과를 도출한다면 국민토론회 등 공론화 과정을 밟을 것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서울=김시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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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시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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