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 은행 암나무를 수나무로 교체하거나 수종 갱신 등

대전 서구 둔산동에 설치된 은행나무 열매 수집기. 사진=김정원
대전 서구 둔산동에 설치된 은행나무 열매 수집기. 사진=김정원
해마다 가을철 은행나무 열매로 인한 악취로 민원이 끊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대전시 일부 자치구들이 묘안을 내놓고 있어 눈길을 끈다.

6일 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대전지역에 식재된 가로수 14만 793그루 중 은행나무는 26%인 3만 6677그루이다. 이 중 열매를 맺는 암나무는 8010그루, 나머지 2만 8667그루는 수나무다.

각 구별 암나무는 서구가 2311그루로 가장 많고, 대덕구 1831그루, 유성구 1538그루, 중구 1169그루, 동구 1161그루 등 순이다.

은행나무는 공해는 물론 가뭄, 병충해에 강해 도심 가로수 대표 수종이지만 가을철 열매 낙과로 인해 악취와 통행 불편 등으로 인한 민원이 잇따르고 있다.

직장인 최 모씨는 "은행나무 열매를 무심코 밟고 사무실에 들어가 업무를 보거나 차에 타면 고약한 냄새가 진동을 한다. 상대방에게 피해를 주는 것 같아 눈치를 보게된다"며 "길을 걸을 때 떨어진 은행나무 열매를 밟지 않기 위해 주의하며 걷는 편"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서구와 대덕구가 은행 열매를 수거하는 장치를 새로 도입해 눈길을 끈다.

가을철인 10-11월에만 민원이 집중 제기되는 만큼 기존 은행나무를 유지하면서 악취 원인인 은행 열매만 제거하는 것이다.

서구는 은행나무 열매로 인한 악취 관련 민원이 많고 유동인구가 많은 둔산동 일원에 나무를 감싸는 깔때기 형태의 은행나무 열매 수집기 5개를 설치, 시범 운영하고 있다.

서구 관계자는 "우리(서구)는 암나무를 수나무로 바꾸는 것을 자제하고 있다. 20-30년 넘은 나무를 가을철 악취 민원으로 인해 교체하는 것보다 원인 제거를 위한 여러 방안을 찾던 중 열매 수집기를 번화가 위주로 시범 설치했다"며 "올해 운영 결과를 보고 내년 확대여부를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덕구는 특수 장비를 이용해 은행나무에 진동을 줘 열매를 떨어뜨리며 채취하는 진동수확기를 도입했다.

대덕구 관계자는 "10월 말부터 11월이면 악취 민원 문의가 많이 오는데 예년과 비교하면 민원이 80% 상당 줄었다"며 "버스 승강장 등 민원이 많이 발생하는 곳 중심으로 열매를 털어 수거작업을 하다 보니 악취가 줄어 시민 생활불편 해소에 도움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현재 시는 2016년부터 열매를 맺는 암나무를 수나무로 교체하는 작업을 펴고 있으며, 2-3월 열매 결실 발생량을 줄이기 위해 솎음전지를 하고 4월에는 적화유도제를 살포해 열매가 결실되지 않도록 억제하는 등 다양한 대책을 추진하고 있다.김정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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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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