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누구든 좋아할 거다. 얼마나 정겨운가. 우리말을 배우는 외국인들이 뽑은 아름다운 한국어 중 으뜸이란다.`사랑`. 생각만 해도 웃음이 절로 나오고 가슴이 콩닥거린다. 사랑하고 있는 사람은 다르다. 말씨가 부드럽고 따끈따끈하다. 욕심이 생기려 하면 침만 꿀꺽 삼켜 버린다. 화가 치밀면 애시 당초 없애버린다. 함박 같은 웃음을 담았다. 새벽별처럼 반짝이는 눈이다. 단숨에 달려와 품에 안기는 앳된 소년이다. 멋진 남자를 향해 살포시 미소 짓는 아리따운 여인 같다. 우리 가족 인사도 껴안으며 "사랑해!"이다. 우아하고 섬세하며 정이 넘친다. 사랑하지 않는 사람은 그 반대다. 말씨가 퉁명스럽다. 불안하고 초조해 한다. 눈에는 음습함이 배어 있다. 험담을 일삼고, 시기와 질투와 분노로 일관한다.

이런데도 사랑하지 말란 말인가. 사랑이 없는 세상은 메마른 사막이고 어두운 터널이다. 그 대상은 많다. 심신이 고달프고 서러워서 눈물 흘리는 사람, 시드는 꽃, 절룩거리는 망아지, 비틀비틀 기어가는 작은 벌레들…. 공자는 "사람을 도울 수 있다면 인(仁)의 경지를 넘어 성(聖)에 이른 것이다."라 했다.

사랑하지 말아야 할 것들도 많다. 사탄은 아담과 하와를 유혹했다. 보암직하고 먹음직하며 탐스런 선악과를 앞세웠다. 손에 쥘수록 유혹은 더 다가온다. 유명패션모델이 체중 감량하다가 자살을 시도했단다. 불임부부가 2세를 얻기 위해 여대생을 찾았는데 희망자가 많았다는 것이다. 아름다움만 쫓고 자식을 원하며 돈에 집착하면 웃지 못 할 일들이 발생한다. 성적욕구도 참아야 한다, 배우자는 신이 준 선물이다. 한눈팔지 말자, 간음과, 성폭행 사건이 얼마나 많은가. 재물, 명예, 권력을 탐하면 올무에 걸린다. 패가망신하고 남들까지 해독을 끼친다. 짧은 인생이지 않는가. 사랑하지 말아야 할 것들을 단호히 끊어버리자.

솔로몬 왕은 세상에 모든 부귀영화를 누렸다. 생의 끝자락에 가슴을 쥐어짰다는 절규가 오늘을 사는 우리를 꾸짖는 듯하다. "헛되고 헛되며 헛되나니 모든 것이 헛되도다." "사랑하지 마라!" 의미심장한 말이다. 사랑한다는 것은 기쁜 일이다.

"사랑하지 말라."는 말을 깊이 새긴다면 어떠한 삶이 이루어질까.

김남식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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