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릇 영입의 계절이다. 포스트 시즌까지 마친 한국과 미국의 프로야구는 선수 영입을 둘러싼 뉴스가 하루에도 수십 건 쏟아진다. 오랫동안 한화이글스에서 마운드를 책임지다가 메이저리그에 진출, FA 자격까지 획득한 류현진 선수의 영입 향배도 그의 치솟는 몸값 만큼이나 관심거리이다.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정치권도 영입의 막이 올랐다. 자유한국당은 지난 10월 31일 김용하 순천향대 IT금융경영학과 교수, 이진숙 전 대전MBC 사장 등 8명의 영입인재 환영식을 가졌다. 환영식에서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다양한 분야의 인재들이 함께 하는 첫 행사를 갖게 된 의미가 크다"며 "새로운 인재들이 적극 함께 할 때 국민들께서도 더 큰 신뢰와 지지를 보내주실 것"이라고 말했다. 자유한국당은 조만간 2차 영입인사도 발표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거대정당이나 보수정당만 인재영입에 나선 것은 아니다.

정의당도 4일 국회에서 이병록 예비역 해군제독(준장) 입당식을 개최했다. 앞서 정의당은 이자스민 전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 의원, 장애인 인권활동가인 장혜영 다큐멘터리 감독도 영입했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는 4일 상무위원회 모두 발언에서 "미조직 비정규직 노동자, 장애인, 청소년, 성소수자, 이주민 등 분야를 대표할 수 있는 당사자들을 영입하는데 주력해 왔다"며 "양당체제의 벽을 뚫기 위해 경쟁력 있는 출마자들을 발탁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영입을 통한 외부 인재 수혈은 총선 등 굵직한 선거 때마다 정치판에서 반복되는 풍경이다. 최근 초선으로 불출마를 선언해 화제가 됐던 더불어민주당의 표창원, 이철희 국회의원도 2016년 총선을 앞두고 영입을 통해 정치 무대 전면에 등장했다.

영입은 양날의 칼이다. 정치권뿐 아니라 스포츠계도 영입으로 단기간 좋은 성적을 거뒀다가 다시 하락세로 돌아간 경우가 부지기수다. 영입으로 체질을 혁신하기 보다 되려 기존 체질을 강화한 결과도 빈번하다.

특히 정치권의 영입 행태가 유권자 눈속임에 그치지 않기 위해선 제도 개혁이 동반돼야 한다. 의원 정수 확대까지 포함해 선거제 개편 논의는 등한시한 채 영입만으로 반짝 효과를 기대하는 것은 국민을 볼모로 한 자멸의 게임이다. 윤평호 천안아산취재본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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