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위권 '고난도 지문 공략'·중위권 '문제풀이 순서 조정'·하위권 '단어 암기와 해석 반복'

앞으로 열흘 간 등급 향상을 노린다면 상대적으로 점수확보가 쉬운 영어영역에 집중해보는 것은 어떨까. 영어는 절대평가가 시행된 뒤부터 국어·수학 영역에 비해 짧은 기간에도 점수를 쉽게 올릴 수 있는 영역이다. 성적대별로 차별화된 학습전략을 통해 자신이 만들 수 있는 최선의 결과를 만들어보도록 하자.

◇상위권, 문제 난이도 중심=영어 절대평가는 2018학년도에 처음 시행돼 올해가 세번째다. 매 시험마다 시험 난이도에 대한 예상들이 있었지만 시험 결과와는 항상 차이가 있었다. 아무래도 도입 초기이다 보니, 이를 주관하는 평가원 또한 시행착오를 겪었던 것이다. 단적으로 2018학년도 수능에서는 영어가 상대적으로 쉽게 출제돼 1등급 비율이 10%나 됐지만 2019학년도에는 난이도 조절 실패로 1등급 비율이 5%대로 크게 줄었다. 쉬운 난이도를 생각하고 영어 학습을 소홀히 했던 수험생이라면 당황할 수밖에 없는 시험이었을 것이다.

이처럼 시험 난이도는 예측이 어렵기 때문에 상위권의 경우 시험이 아닌 문제의 난이도에 초점을 맞춰 공부할 필요가 있다. 특히 30번대에 주로 출제되는 빈칸 추론, 문장 순서 유형에서 난이도가 현저하게 높아지기 때문에 고득점을 받기 위한 학습 계획이 필요하다. 이런 까다로운 유형의 문항은 정확한 지문 해석과 이해가 핵심이다. 한 문장만 해석을 잘못해도 내용이 이상한 방향으로 흘러갈 수 있기 때문이다.

정답의 핵심 단서는 `한 단어`일 가능성이 크다. 모든 문장을 정확히 해석하고 이해할 순 없어도 정답을 가리키는 `핵심 단어` 하나만으로 엉킨 실타래 같은 문제가 의외로 쉽게 풀리는 경우가 많다. 가장 최근에는 2019학년도 수능 영어영역 34번 문제에서 `recycle`이라는 단어가 정답과 이어지는 결정적인 단서로 작용했다.

◇중위권, 유형별 풀이순서 조정=수능 영어의 경우 문제의 유형이 정형화돼 있다. 1번부터 17번까지는 영어 듣기 문제로 구성되고 20번대에는 목적, 주장, 내용 일치 등의 문제가 나온다. 30번대의 경우 빈칸 추론, 문장 삽입 등의 문제가, 마지막 40번대는 장문 독해가 출제가 된다. 특히 영어는 문제의 유형이 크게 바뀌지 않기 때문에 시험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는 이를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

영어 듣기를 포함하여 20번대까지는 난이도가 높지 않은 문제들이 주로 나온다. 따라서 중위권이라면 여기까지 절대 틀리지 않는 연습을 할 필요가 있다. 반대로 30번대는 정답률이 가장 낮은 구간으로, 중하위권 학생의 경우 풀어도 틀릴 확률이 높고 문제 풀이 시간도 꽤 걸린다. 때문에 출제된 순서대로 풀 경우 시간이 부족할 수밖에 없다. 단기간에 성적을 올리기 위해서는 쉬운 문제에서 어려운 문제순으로 풀면서 시간 분배를 잘해야 한다.

20번대까지 문제를 순서대로 먼저 풀고 바로 40번대의 장문 독해로 넘어가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그 다음으로 30번대 문항 중에서도 학생들이 많이 어려워하는 빈칸 추론과 문장 순서를 가장 마지막에 풀어보도록 하자. 맞출 수 있는 문제를 더 많이 확보할 수 있어 일정 수준의 점수를 받을 수 있다. 물론 1-2등급을 받기 위해서는 30번대에서의 정답률을 높여야 하지만 쉬운 문제에서 틀리지 않는 것만으로도 70점 이상의 점수 확보가 가능하다.

◇하위권, 단어 암기와 해석=6등급 이하의 수험생이라면 일단 너무 많은 문제를 풀어보려고 하기 보다는 지문을 정확히 소화하기 위한 과정이 더욱 필요하다. 문제를 막힘 없이 풀려면 먼저 해석 실력을 어느 정도 향상시켜야 한다. 그러므로 이해가 되지 않는 문장이 있다면 스스로 단어를 찾아 해석을 반복하며 해석 실력을 쌓아야 한다. 이 때 당연히 단어 암기에 공들이는 것도 필수다. 한 번 외웠다고 해서 그 단어가 완전히 자기 것이 된 것은 아니다. 당연한 말이겠지만 반복, 또 반복해 단어를 암기해야 긴장되는 수능 고사장에서도 기억이 되살아날 것이다. 이러한 해석 실력이 정확해진다면 그 이후 문제풀이를 조금 곁들여 공부해 보자.

우연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 팀장은 "영어의 경우 절대평가가 도입되면서 전략적인 학습으로 우수한 등급을 받는 것이 가능해졌다"며 "특히 중하위권 학생의 경우 3등급을 목표로 한다면, 난이도를 활용한 문제 풀이 방법으로 비교적 쉽게 70점 이상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주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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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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