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외환은행 합병 후 52곳에서 올해 47곳까지 감소…같은 기간 세종은 2곳 늘어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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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B하나은행이 대전지역 내 점포수를 축소하면서 `1금고`로서 역할론을 외면하고 있다.

20여 년 간 대전시 곳간을 맡아왔지만, 잇따른 점포 축소로 시민 편의를 도외시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31일 한국은행 대전충남본부가 조사한 대전·충남지역 금융기관 점포현황(출장소 포함)에 따르면 대전지역 KEB하나은행 점포수는 2015년 외환은행 합병으로 기존 하나은행 등기가 말소되면서 이듬해 중복 점포 조정을 거쳐 2016년 52곳에서 2019년 47곳으로 5곳(9.6%)이 줄었다.

같은 기간 5대 시중은행 중 KB국민은행이 39곳에서 33곳으로 6곳(15.3%)이 줄어 가장 감소가 컸고, NH농협은행은 1곳(3.2%)이 줄었으며, 우리·신한은행은 변화가 없었다.

문제는 KEB하나은행이 대전시 1금고를 오랜 시간 맡아왔다는 점이다. 시금고는 1998년까지 충청은행이 관리를 해왔지만, 이후 충청은행을 합병한 하나은행이 줄곧 맡아 2008년 복수금고로 바뀐 후에도 1금고를 차지해왔다.

1금고인 KEB하나은행은 현재 시의 일반회계와 함께 기금 가운데서는 기업개발기금을 관리하고 있다. 일반회계는 시 재정 수입인 지방세, 국고, 과태료 등 조세를 세입으로 하며, 올 한해 KEB하나은행이 관리하는 일반회계예산은 4조 2972억 2300만 원이다. 20년 넘게 시금고를 맡아오면서 상징성을 통해 벌어들인 연계 수익 등을 고려했을 때, 연이은 점포 축소가 시민 편의 보다 수익에 치중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하지만 2금고를 맡고 있는 세종에서는 같은 기간 4곳의 점포를 6곳으로 늘려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시는 KEB하나은행 점포 축소에 씁쓸한 반응을 보내고 있다. 2017년 시금고 선정 공고 당시 평가 항목 중 `지점의 수 및 지역주민 이용 편리성`이 포함돼 있었던 데다, 종합평점 1등을 받은 KEB하나은행을 시금고로 선정했지만, 2017년 50곳에서 이듬해 47곳으로 3곳의 점포를 줄였기 때문이다.

시 관계자는 "평가 점수는 공개할 수 없지만 KEB하나은행은 본래부터 대전에서 가장 많은 점포수를 운영했기에 아마 점포수 항목에서 높은 점수를 획득했을 것으로 보인다"며 "선정 이후 점포를 줄였더라도 이는 사기업의 경제논리가 개입돼 있어 시 차원에서 점포 수 제한을 두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KEB하나은행은 외환은행과의 합병으로 인한 중복 점포 정리, 비대면 거래 활성화 등으로 점포 축소가 불가피했다고 설명했다. 또 대전은 1금고를 맡고 있는 만큼 서울, 부산 등 타 지역은 전사적으로 점포를 줄인 것과 달리, 감소분이 적다고 덧붙였다.

KEB하나은행 관계자는 "대전은 은행 합병으로 인한 감소분을 제외하면 점포수 감소 수가 일부 은행과 비슷한 수준. 시금고를 관리하고 있는 만큼 타지역은 점포를 계속 줄이고 있는데 반해 대전은 지난해와 올해 점포를 줄이지 않았다"며 "점포 효율화를 통해 시민 편의성과 접근성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김대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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